안 대표는 ‘대표직 수행 중 가장 힘들었던 부분’에 대해 “지난해 연말 예산을 다룰 때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정부가 고집만 부리면서 당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정말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작정한 듯 포문을 열었다.
그는 “한나라당이 민심현장을 다니면서 국민에게 약속한 것을 예산에 반영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했지만 템플 스테이, 그 얼마 되지도 않는 것마저 깎아 버렸다”면서 “동서 고속철 문제, 보육 예산 등 한나라당이 민심의 소리를 듣고 요구하는 것까지 깎아버리는 행태는 견딜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안 대표는 그러면서 “정부가 정신 차리고 당의 말을 들어주지 않으면 결국 정부의 독주로 끝나 한나라당은 다음 선거에서 또 힘들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 대표는 자신의 직접적 사퇴 원인이 된 4.27 재보선 참패에 대해서도 “우리당은 힘들게 잘 싸웠지만 이명박 정부에서 한 여러 조치들이 국민의 마음을 사지 못했다”며 책임을 정부에게로 돌렸다.
그는 “서민경제가 제대로 회복 안 된 상황에서 전세난, 고물가, 청년실업 등이 겹쳐 굉장히 좋지 않은 선거환경이 만들어졌다”면서 “(게다가 선거 막판)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불법 전화부대 사건’이 터졌고 저축은행, 국민건강보험도 터졌다. 여기서 무너졌다”고 진단했다.
안 대표의 작심발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대통령에게도 한말씀 드리겠다”며 먼저 제안한 뒤, “국민과의 소통이 부족한 점이 아쉽다. 이 부분은 저희도 계속 건의를 했는데 잘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이어 “소통과 설득을 위해 더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아주실 것을 바란다”고 충고했다.
안 대표는 기자회견 말미에 “새로운 지도부가 당을 환골탈태시켜 국민의 마음을 살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며 “나는 이제 평의원으로 돌아가 한결같은 마음으로 한나라당이 젊고 매력적인 정당, 국민과 호흡하는 정당이 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