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결산법인들의 감사보고서 시즌을 맞아 또다시 코스닥시장의 퇴출공포가 재현되고 있다. 감사보고서 부적정·거절 뿐 만이 아니라 실질심사 등 상장폐지 사유가 다수 발생해, 투자자들은 작년 사상최대인 74곳을 뛰어넘은 상장사가 코스닥시장에서 공중분해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정기결산관련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기업은 전날까지 22개사다. 작년에는 같은 사유로 정기결산 관련 총 29개사가 상폐수순을 밟았다.
올해는 중앙디자인, 대선조선, 엠앤에프씨, 스톰이앤에프, 피엘에이, 한와이어리스 등 6개사가 자본잠식으로 상폐사유가 발생했다. 또 제일창투, 넥서스투자, 엔빅스, 포휴먼, 씨모텍, 맥스브로, 유니텍전자 등 17개사는 감사의견 거절, 디패션은 감사의견 부적정을 받았다. 이 중 상폐사유 중복 발생 종목만도 11개사에 이른다.
여기에 연 중 상시로 이뤄지는 상폐 실질심사, 사업보고서 제출 마지막날인 이날까지 포함하면 퇴출기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감사보고서는 공인회계사 또는 감사법인이 감사사무가 완료된 후 감사자료를 정리해 감사결과를 기재한 보고서를 말한다. 사업보고서 제출시 함께 제출되며, 각 기업의 사업보고서는 사업연도 경과후 90일 이내에 제출해야 한다.
공인회계사는 각 사업자의 재무제표에 대해 의견을 표명하는 감사의견에는 적정의견, 한정의견, 부적정의견, 의견거절이 있으며, 부적정·거절의 경우 상폐 요건에 해당한다.
이날 현재 감사보고서 마저 제출하지 못한 기업은 알티전자, 금성테크, 엠앤에프씨 등 3곳이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감사의견 거절에도 상장사가 이의신청을 할 수 있지만, 구제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어 이들의 퇴출압력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특히 토자이홀딩스는 전날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전날 오전까지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해 하한가로 내몰렸지만, 장 중 감사보고서를 제출, 한정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에 극적으로 상폐위기에서 벗어났다. 이에 오후 들어 상한가로 직행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더욱이 거래소가 매출액이나 시가총액 미달 등 양적 기준이 아닌 매출 규모 부풀리기나 횡령, 배임 등 질적 기준으로 상폐사유가 상시로 발생하는 실질심사에 들어간 상장사도 이번주 중 5곳에 달한다.
에듀패스와는 경영진의 횡령·배임혐의로, 헤파호프는 임의적 매출 부풀리기로 거래소의 실질심사 대상 여부의 심사를 받고 있다. 금성테크는 실질심사 심의결과 상폐사유가 발생해 다음달 4일까지 이의신청이 없으면 증시에서 퇴출될 위기에 놓였다.
중앙오션은 상폐 이의신청을 통해 5월중으로 개선기간을 부여받은 상태이며, 경윤하이드로는 다음달 5일까지 정리매매가 진행될 예정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코스닥시장에서는 횡령이나 배임, 시세 조종,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매매 등의 범죄는 주로 작은 기업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이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그만큼 더 크다”며 “단기차익을 노린 '폭탄돌리기', '묻지마 투자'에 절대 휩쓸리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코스닥 상장사의 퇴출은 2007년 7개에서 2008년 23개, 2009년 65개, 지난해 사상 최대인 74곳으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