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황사ㆍ꽃가루의 계절 눈은 괴롭다-안구건조증

입력 2011-03-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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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자주 비비면 결막염 등 발생, 컴퓨터 장시간 사용땐 휴식 필수

▲건조한 봄 날씨로 인해 눈에 이물감을 느끼거나 빡빡한 느낌이 나면 인공눈물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났을 때 눈을 비비게 되면 결막염이나 각막염 등의 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사진제공 닥터피알)

봄철 날리는 꽃가루처럼 소리없이 다가오는 안구건조증은 현대인들에게 흔한 질병이 됐다.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선천적으로 부족하거나 지나치게 증발해 눈물 구성성분의 균형이 맞지 않아 발생하는 안과 질환이다.

특히 안경과 렌즈를 착용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심한 고통으로 다가와 철저한 자기 눈 관리가 요구된다.

회사원 김유진씨(여·26)는 지난 주말 가족들과 나들이를 다녀온 후 눈이 뻑뻑하고 시린 증상을 겪었다. 직장에서는 하루 종일 렌즈를 껴야 하는데 눈이 자주 마르고 오후가 되면 이물감과 함께 눈이 충혈되고, 통증까지 느꼈다. 또 오랫동안 컴퓨터를 봐야 하는 업무 특성상 눈이 쉽게 건조해지고 심하면 머리까지 아파서 일의 집중도도 많이 떨어져 안과를 찾아 치료를 받았다.

봄철에는 야외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강한 햇빛이나 외부 자극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김씨처럼 안구건조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증상의 주 원인은 눈물 부족과 눈물 구성분의 불균형이다. 눈물은 지방층, 수성층, 점약층 3가지 성분으로 이루어지는데, 이 중 한 가지 성분이라도 부족하게 되면 눈물층이 불안정해져 눈물이 쉽게 마르게 된다. 이때 눈이 시리고 자극감, 이물감, 건조감 등의 안구건조증 증상이 나타난다.

이 증상을 유발시키는 것은 건조한 환경인데 요즘처럼 건조한 봄 날씨와 장시간의 컴퓨터 업무, 그리고 디지털 기기 사용의 급격한 증가가 원인으로 꼽힌다. 또한 눈물샘이나 결막의 염증, 눈꺼풀 이상, 콘택트렌즈의 장시간 사용과 잘못된 안약 사용도 안구건조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안구건조증을 방치하게 되면 항균기능이 떨어져서 작은 충격에도 각막에 상처가 생길 수 있고, 이때 눈을 자주 비비면 각막염, 결막염과 같은 안 질환까지 일으킬 수 있다. 심할 경우 두통이 생기거나 시력이 떨어져 각별한 주의가 당부된다.

일반적인 안구건조증의 치료에는 인공눈물이 대표적이다. 눈물양만 부족한 가벼운 안구건조증은 인공눈물로 대부분 증상 조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인공눈물을 점안했을 때 일시적으로 느껴지는 ‘청량감’ 때문에 이를 무분별하게 오남용 할 경우, 안구건조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자주 사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방부제가 없는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침에 눈 뜨기 힘들 정도의 안구건조증이라면 취침 전 연고형태의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인공눈물이나 약물치료로도 좋아지지 않은 경우에는 눈물의 배출로를 차단하거나 실리콘 마개를 눈물관 내로 삽입해 눈물이 배출되는 눈물점을 일시적 혹은 영구적으로 막아 기존의 눈물이 좀 더 오래 머물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무엇보다 안구건조증을 예방하기 위한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의식적으로 눈을 자주 깜박거려 각막에 눈물을 자주 적셔주는 것이 좋다. 또한 컴퓨터 화면의 높이를 눈보다 낮추면 안구노출면적을 줄여 안구건조증을 예방할 수 있다. 컴퓨터를 자주 사용하는 사무직 종사자들은 틈틈이 쉬는 시간을 가지며 눈을 쉬게 해줘야 한다.

▲박영순 아이러브안과 원장(왼쪽)이 안구건조증 환자를 상대로 정밀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 닥터피알)

박영순 아이러브안과 원장은 “대부분 안구건조증의 완화를 위해서 습도 조절, 눈의 피로를 덜어준다면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실내 습도는 가습기 등을 틀어 60%이상을 유지하고, 안구가 건조할 경우 콘택트렌즈 사용을 삼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안구건조증과 봄철 대표적인 안 질환 중 하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이다.

매년 환경오염 때문에 각종 유기·무기물 독성에, 공기 중의 꽃가루, 미세먼지, 동물의 털 등 봄바람에 실려와 해마다 안구질환의 발병률 및 심각성을 높이고 있다. 이로 인해 각결막 상피세포가 자극이 되면 눈물이 나고 가벼운 가려움증, 충혈, 눈 속에 모래알이 들어간 것처럼 까끌까끌 하고 통증이 생긴다.

또한 눈곱이 많이 끼기도 한다. 특히 눈 주위가 붓거나 통증이 없어지지 않을 땐 각막상피가 손상됐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안과 전문의를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꽃가루 때문에 생기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각결막염, 고초열성 결막염, 유행성각결막염 등 세 가지가 있다. 보통 간단히 치료되지만 검은자까지 염증이 파급되면 각결막염이 될 수 있다. 심하면 각막궤양으로 돼서 실명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봄철 눈 건강을 지키려면 원인물질을 피하는 게 상책이다. 꽃가루가 날리거나 황사가 있을 때 눈에 들어가지 않도록 외출을 삼가 한다. 또는 콘택트렌즈 착용으로 황사가 눈에 들어가게 되면 각막에 상처가 생기므로 안경과 모자를 써서 눈을 보호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귀가해서는 옷을 털고, 손발을 잘 씻어서 세균이 눈에 들어가지 않게 주의한다. 소금물로 눈을 씻으면 오히려 눈이 자극되므로 피한다. 눈이 가려우면 식염수로 눈을 씻는 사람도 있는데 이는 눈물에 포함돼 있는 좋은 성분까지 씻겨내므로 좋지 않다.

인공눈물은 눈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자주 점안하는 것이 좋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비타민이 풍부한 녹황색 야채나 과일을 많이 먹으면 면역력이 높아져서 예방할 수 있다.

바람이 강한 날은 미세한 꽃가루가 많이 날리므로 창문을 닫고 안구건조증 예방과 마찬가지로 실내에선 가습기 등을 이용해 습도 조절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콘택트렌즈를 끼고 다니면 증상이 나빠질 수 있으므로 안경을 착용해 눈을 보호하는 것도 좋다. 눈에 문제가 생겼을 때 성분도 제대로 모르면서 안약을 장기간 사용하면 녹내장이나 백내장이 생길 수 있으므로 일단 눈에 이상이 있으면 의사의 정확한 진료를 받고 약을 사용해야 한다.

박영순 원장은 “사소한 증상을 방치할 땐 심각한 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예방을 해야 하며 안구건조증과 결막염 등과 같이 눈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는 빠른 치료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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