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파이낸싱(PF)發 건설사 줄도산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주택전문 중소건설사에서 시작된 건설사 유동성 위기는 이미 중견건설사 차원을 넘어섰다. 효성그룹 계열의 진흥기업을 시작으로 전날 LIG그룹의 LIG건설마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부도 공포가 업계 전반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2009년 1월 개시된 건설업 구조조정 작업 이후 23일 현재 건설업계 상위 100위 건설사 중 무려 27개사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돌입한 상태다. 금호산업, 경남기업, 벽산건설 등 18개사가 워크아웃, LIG건설을 비롯해 남양건설, 신성건설 등 7개사가 기업회생절차 단계에 있다.
올해 들어서만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을 신청했거나 이미 실시 중인 건설사는 동일토건ㆍ월드건설ㆍ진흥기업ㆍLIG건설 등 4곳이다. 게다가 감독당국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관련 규제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퇴출기업이 확대될 수 있다.
현재 업계에서는 D사, W사 등 민간주택 건설에 주력해 왔고 상대적으로 재무상황이 취약한 것으로 알려진 중소건설사들이 다음 수순이라는 말이 떠돌고 있는 실정이다.
워크아웃 돌입이후 3년 만에 야심차게 지방 아파트 분양에 나섰지만 저조한 분양률을 기록한 D사의 경우 재무상황이 상당히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구체적인 매각 금액까지 거론되면서 시장에서 매물로 나온 것으로 알려진 W사 역시 새 주인 찾기가 늦어지면 위험하다는 시각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LIG건설의 법정 관리 신청은 이제 더 이상 안전한 건설사는 없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또 “부동산 경기 침체속에 저축은행의 PF 중단과 여신 회수, 원자재 급등 등 건설업체는 사실 총체적인 난국”이라며 “연쇄부도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LIG건설의 법정관리 신청이 대형 건설업체들의 펀더멘털과 국내 주택분양시장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이 많다. 소위 ‘승자독식(Winner takes all)’ 시대가 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HMC투자증권 김동준 책임연구원은 “상위 대형 건설업체들은 최근에 유동성위기를 겪은 부실 건설업체들과 여타 중견 건설업체들 대비 재무 안정성이 현저히 높은 편”이라고 설명한다.
김 연구원은 “상위 6개 대형 건설업체들은 PF 지급보증액이 자기자본 대비 평균 55%에 불과하며 PF를 감안한 수정 부채비율도 185% 수준”이라며 “대형 건설업체들은 순차입금도 자기자본 대비 평균 25%에 불과해 여타 중견 건설업체들과 크게 차별화되고 있다”고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