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일정을 잡지 못해 사업을 연기하거나 포기하는 지방 오피스텔이 늘고 있다.
지방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아파트로 투자 수요가 쏠리고 있는 데다 최근 금리인상으로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에 대한 투자 매력이 크게 떨어진 탓이다. 지방은 임대수요 자체가 부족한 것도 원인이 되고 있다.
특히 올 상반기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커 지방 오피스텔 분양 연기사태가 수도권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부동산114와 주택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으로 사업이 지연되거나 무산된 지방 오피스텔은 모두 5곳이다. LIG건설은 지난해 충남 아산시에서 공급하려던 아산LIGA 오피스텔 2500실을 사업 검토단계에서 접었다. 아파트 대단지 수준의 메머드급 오피스텔이지만 주변 분양시장 침체로 분양을 포기한 것이다.
LIG건설 관계자는 “아산이나 천안시장이 좋지 않다. 분양하는 곳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두산건설이 충북 청원군 강외면에 지을 예정이던 두산위브 오피스텔도 사업 검토단계에서 연기돼 추진이 불투명한 상태다. 오피스텔 사업 연기는 분양성공을 확신할 수 없다보니 물량을 공급할 의지가 꺽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광건업은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에서 지난해 공급하려 했던 금광포란채 84실을 또 미뤘다. 수차례 분양계획을 연기했는 데도 여전히 분양일정을 못잡고 있는 형편이다.
울산 중구 성남동 태화강아이파크 오피스텔과 경남 진주시 강남동 임페리움 오피스텔 등도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사업장들이다. 이같은 지방 오피스텔 시장 침체가 서울로 상륙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잇따른 금리 인상으로 오피스텔에 대한 투자 매력이 크게 훼손된 탓이다.
수익형 부동산 대표상품인 오피스텔은 특성상 주택보다 금리 영향을 많이 받는다. 최근 3%의 금리 수준은 임대료를 챙기더라도 대출이자를 갚으면 남는게 거의 없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더구나 한은이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시장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4%대 금리가 된다면 투자수요가 급감, 수도권에서도 건설업체들이 줄줄이 분양포기를 선언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나기숙 부동산1번지 연구원은 “오피스텔은 매달 임대료 수익이 장점인데 금리가 오르면 대출이자를 빼고 실상 남는게 없어질 수도 있다”며 “더구나 오피스텔은 매매가격이 크게 오르지도 않아 차라리 주택에 투자하려는 움직임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