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강진] 반도체 시장 '비상'...아이폰ㆍ아이패드 값도 오르나

입력 2011-03-13 00:24 수정 2011-03-13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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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반도체공장 가동 중단으로 공급 차질ㆍ가격 급등 불가피

11일 일본 동북지방 태평양 연안에서 발생한 150년래 최악의 강진으로 플래시메모리 등 반도체 가격이 급등할 전망이다.

강진의 영향으로 도시바를 포함해 수십 개에 이르는 일본 반도체 공장이 조업을 중단하면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광범위한 용도로 사용되는 반도체 공급 부족과 그로 인한 가격 상승이 우려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강진의 진원지인 일본 동북 지역에는 플래시메모리를 생산하는 수백 개의 반도체 공장들이 몰려 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공장들이 강력한 지진에도 견뎌낼 수 있는 내진 설계로 지어져 건물이나 칩 및 실리콘 와이퍼 조립에 미치는 영향은 비교적 작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일부 공장들의 경우, 강진으로 인한 도로 파손으로 공항이나 항구로 완성품을 운송하는데 어려움을 겪거나 직원들의 혼란, 부품 조달 등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장조사업체인 HIS 아이서플라이의 렌 젤리넥 애널리스트는 "이는 다음 분기 공급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오브젝티브 애널리시스의 짐 핸디 애널리스트는 “강진 여파로 심한 가격 변동과 대량의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HIS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반도체 업계의 매출은 638억달러로, 이는 세계 반도체 시장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HIS 아이서플라이는 이번 강진으로 특히 '낸드 플래시메모리'라 불리는 반도체 칩 부문이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낸드 플래시메모리는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같은 스마트 기기의 핵심 부품으로, 글로벌 시장의 35%를 공급하는 도시바를 포함해 일본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도시바는 12일 이와테현 반도체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도시바는 “인명 피해는 없지만 생산 재개 목표가 서지 않는다”며 향후 전망도 밝히지 못했다. 이와테현 기타카미시 공장에서는 시스템LSI(대규모집적회로) 등을 생산하고 있다.

IHS 아이서플라이의 마이크 양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업체들은 현 생산량을 유지할 여력이 없다”며 “지금까지의 경험상 제품을 시험하고 포장해 해외로 수출하는데 상당한 지연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제품 부족이나 가격 급등을 초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에서 일어난 강진은 태평양 건너 미국에도 여파가 미치고 있다.

도시바와 합작으로 플래시 메모리를 생산하고 있는 미국 샌디스크의 마이크 웡 대변인은 “일본 공장 가동 중단으로 실리콘 와이퍼 부문에 약간의 손실이 있었다”면서 “전체적인 영향은 계속해서 파악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있는 프리스케일 세미컨덕터도 강진의 영향을 피해가진 못했다. 프리스케일은 일본 센다이에서 반도체를 만들어 미국으로 들여오고 있는데, 전력공급이 끊기면서 센다이 공장 가동이 멈추자 당장 차질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일본에서 반도체를 만들어 수입하는 미국 피닉스 소재 온세미컨덕터도 마찬가지다. 온세미컨덕터는 생산 규모의 80%에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피해 규모와 고객사에 미치는 영향 등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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