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선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국장은 10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담합사건은 시장감시국과 카르텔조사국이 불공정행위별로 나눠 조사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품목별로 바꿀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 국장은 “기능별로 부서를 나누는 것보다 에너지·식품 등 품목별로 분담하는 것이 업무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위원회 내부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논란이 됐던 두유업체 과징금 부과건 등 담합사건에 대한 시장감시국과 카르텔조사국 간 영역이 모호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공정위가 발표한 두유업체 담합건의 경우 ‘우유업체에 비해 과징금이 너무 많다’는 등의 비판이 제기됐다.
신 국장은 “우유업체와 두유업체의 과징금을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면 안 된다”며 “우유업체의 경우 축산농가의 힘든 상황을 감안한 예외적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우유업체에 과징금을 부과한 지난해 12월엔 구제역 사태로 축산농가가 힘들어 낙농들이 모여 만든 비영리협동조합인 서울우유와 부산우유에 과징금을 대폭 깎아줄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두유업체에 과징금을 과다하게 부과한 것이 아니라 구제역 사태로 인한 피해를 감안해 우유업체의 부담을 다소 줄여줬다는 얘기다.
특히 신 국장이 서민밀접품목 조사 후 발표한 첫 두유업체 담합 사건이란 점에서 두유업체 안팎의 충격은 더 컸다. 베지밀을 생산하는 두유업체인 정식품은 무려 5년치 당기순이익 수준인 9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했던 이유는 시장감시국 조사 결과에 대한 파급효과 때문이다.
시장감시국은 공정거래법상 대규모기업집단결합 문제를 제외한 에너지·방송·문화·자동차·음식료 등 거의 대부분 분야의 불공정행위를 감시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서민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서란 얘기다.
신 국장은 “서민생활밀접품목에서 불공정경쟁행위 적발로 경쟁을 촉진해 물가안정을 이끌어 낼 수 있다”며 담당 업무의 무게감을 강조했다.
아울러 신 국장은 올해 중소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에 상당한 ‘공’을 들일 계획이다.
그는 “올해 중소기업 지식재산권 남용 방지를 위해 라이센스 계약 가이드라인을 보급할 것”이라며 “지역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프로그램공급자(PP), 배급사와 상영관, G마켓· 옥션 등 중소기업에게 판매망을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자와 가입업체들 사이에 시장지배력을 이용한 불공정행위가 없었는지 조사해 시정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