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사외이사…여전히 '낙하산' 인사

입력 2011-03-04 11:23 수정 2011-03-04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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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사들이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외이사를 대거 교체하고 있다. 그러나 새로 선임된 사외이사 면면을 살펴보면 여전히 최고경영자(CEO) 측근이거나 관료 출신의 낙하산 인사들로 채워졌다는 지적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김영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배재욱 변호사, 이종천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를 신규 선임했다. 또 대주주인 ING 측으로부터 임기 만료되는 자크 켐프 전 ING보험 아시아태평양 사장의 후임자인 본 릭터(Vaughn Richtor) 사장을 추천받아 이날 이사회를 통과했다.

이사회는 또 임영록 사장과 민병덕 국민은행장을 사내 등기이사로 선임했다. 이사 선임안이 주주총회에서 승인되면 KB금융의 등기이사 수는 현재 8명에서 12명으로 늘어난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일 사외이사 7명 중 3명을 교체했다. 사외이사인 방민준 뉴데일리 부사장, 신희택 서울대 법대 교수, 이두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이헌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는 재선임됐으며 이용만 전 재무부 장관, 김광의 예금보험공사 홍보실장, 박지환 아시아에볼루션 대표이사 등 3명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신한금융지주도 지난달 21일 한동우 차기 회장 체제에 맞춰 사외이사 12명 중 10명을 교체했다. 경영진에 대한 이사회의 견제 기능을 강화하고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사외이사 수를 8명에서 10명으로 늘리는 대신 사내이사 수는 4명에서 2명으로 줄였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사회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금융·경제·경영·법률·재무회계·언론 등 전문가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하지만 사외이사 구성이 여전히 전·현직 경영진 또는 정권과 친밀도가 높은 인사로 채워졌다는 지적이다. 신한금융은 재일동포 주주측 사외이사 대부분이 CEO과 친분 있는 인물로 채워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우리금융도 78세 고령의 이용만 전 재무부 장관을 새로 선임하는 등 정권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인물로 교체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사외이사들이 독립성과 전문성, 책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 온 만큼 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은 보이지만 염려스러운 면도 있다”며 “사외이사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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