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 운하 경유를 신청했다가 취소했던 이란 군함이 운하를 곧 통과할 것이라는 소식에 중동 긴장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이란 국영 영문 방송채널인 프레스TV는 17일(현지시간) 현지 관리의 말을 인용, "이란 군함 2척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할 계획"이라면서 "현재 운하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관리는 "이집트 당국도 이란 군함의 수에즈 운하 통과에 대해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익명의 이란 해군 관계자는 "이란 관리들이 운하 통과를 위해 이집트 관리들과 접촉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호삼 자키 외무부 대변인은 "당국이 해군 군함 2척의 통과를 허가해 달라는 이란 측의 요청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수에즈 운하청의 관리도 "이집트 국방부가 이란 군함들의 신청에 따른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익명의 운하청 관계자는 "자세한 설명 없이 이란 군함이 통과를 신청했다가 철회했다"고 밝혔다.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려면 최소 24시간 전에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특히 군함의 경우 운하청은 통상적으로 국방부와 외무부로부터 통과를 승인한다는 통보를 받아왔다.
수에즈 운하청 관리는 "통과 승인을 요청한 이란 군함이 프리깃함 알반드호와 보급선 하르크호"라면서 "시리아로 가려고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인근의 홍해 수역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 군함이 수에즈 운하를 경유하는 것은 이란 이슬람 공화국이 설립된 1979년 이래 처음이다.
따라서 이란 군함의 수에즈 운하 통과 시도는 이란군과 충돌할 가능성이 높은 이스라엘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전날 성명을 통해 "이란이 군함 2척을 수에즈 운하를 통해 지중해로 보내는 것은 도발"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