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불황과 무관하게 최고의 수익률을 내는 펀드의 비결은 뭘까. 지난해 금융위기 사태에도 불구하고 고수익을 올린 펀드는 투자의 다각화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성공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보도했다.
Gars펀드는 영국 연기금부터 북유럽, 미국까지 전 세계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Gars펀드로 유입된 자금규모는 지난해 9월까지 30억달러를 넘어섰다. 5년전 SLI는 자사 연기금의 2억유로 적자를 벌충하기 위해 설립됐다. Gars펀드가 연기금 적자를 메우고도 남을 수익을 내면서 2006년 6월 기관투자를 허용했다. 2008년 5월부터는 소매투자자들의 투자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유안 먼로 SLI 자산 및 채권부문 대표는 “Gars펀드는 불확실성을 제거해 글로벌 경제의 큰 흐름을 좇는 투자를 목표로 탄생했다”며 “금융시장의 비효율성을 활용함으로서 5년이라는 운용기간에 런던은행간 금리인 리보에 5%를 더 해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Gars펀드는 2010년과 2009년 각각 10.5%와 19.1%의 수익률을 냈다. 2008년 수익률은 -4.4%였다. 이는 당시 두자릿대 마이너스 수익률을 올리던 헤지펀드에 비해 양호한 실적이다.
Gars펀드 운용금의 4분의 3은 SLI의 롱온리(전통성장형) 주식, 신용, 채권에 주로 투자되고 나머지 4분의 1은 현금으로 예치된다. 현금은 파생상품 투자에 대한 오버레이(중첩)을 보강하는 데에 쓰인다. 22명의 뛰어난 자산매니지먼트팀이 이 현금으로 금리부터 원자재까지 다양한 투자수단에 베팅한다. 한국과 유럽증시의 움직임과 달러·엔 혹은 유로·달러와 같은 환율차를 이용한 베팅으로 짭짤한 수익을 보기도 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현재 Gars펀드는 세계 경제가 고르지 못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전제로 투자전략을 짜고 있다.
Gars펀드처럼 거시경제 변수에 대한 특정 국가의 정책변화에 기초해 투자하는 매크로펀드는 돌발변수에 취약하다는 것이 약점이다. 실제 경쟁사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차 양적완화를 시작한 지난해 11월 예상을 빗나간 미 달러와 국채로 큰 손실을 봤다. 이들은 양적완화로 인해 시장에 풀린 달러가 급격하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미 달러를 버리고 국채시장으로 몰렸다.
하지만 Gars펀드는 이러한 함정에 빠지지 않고 오히려 달러를 사들이고 2년만기 단기국채를 팔았다. Gars펀드의 전략은 성공했다. 2010년 10월 이후 달러는 유로에 비해 7.5% 상승했고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60베이시스포인트(bp.1bp=0.01%포인트) 올랐다.
Gars펀드는 장기 투자에 치중하면서 돌발변수에도 내성을 가질 만큼 튼튼하다고 먼로 대표는 주장했다. 그는 “펀드 자산의 25%를 주식시장에 투자하고 있다”며 “주식시장이 조정기에 직면하더라도 호주·일본 채권 포지션과 같은 베팅에서 손실을 상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자신감은 SLI의 뛰어난 재능을 갖춘 인력풀에서 나온다. 먼로 대표는 “브레반하워드와 같은 헤지펀드는 모건스탠리 출신의 트레이더에 의존하고 있지만 SLI에는 실력이 검증된 리스크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Gars펀드의 수익률이 투자한 자산실적이 아닌 매니저의 실력에 좌우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힘들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Gars펀드는 대부분 자산간 상대가치에 지나치게 노출되어 있다”며 “이 경우 매니저가 저지르는 순간의 실수가 엄청난 손실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