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그룹 재무건전성 ‘빨간불’

입력 2011-01-11 11:01 수정 2011-01-12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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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 3개 계열사 부채 기준치보다 높고 유동비율은 못미쳐

하이트그룹 재무안정성에 빨간불이 커졌다.

본지가 하이트그룹 주력계열사 3곳에 대해 4대 경영지표(유동비율, 부채비율, 차입금의존도, 이자보상배율)를 통해 재무안전성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이후 대부분 지표가 통상적인 기준치에 못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주력계열사 3곳의 부채수준이 그룹 재무구조 개선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채비율은 부채총계를 자본총계로 나눈 비율로 100% 이하를 표준 기준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이트홀딩스의 부채비율은 지난 2009년말 91% 수준에 머물렀지만 이듬해 상반기 157%로 급격히 늘었다. 지난해 3분기에도 165%로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진로의 부채비율도 지난해들어 100%를 넘어서면서 지난해 3분기말 현재 107%를 기록 중이다. 하이트맥주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내내 160% 이상을 보였다.

문제는 차입금의존도(차입금이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부채 중에서 실제 이자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차입금의 규모에 따라 재무적 안정성에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차입금 의존도는 30% 이하일 때 안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하이트홀딩스의 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3분기말 현재 6923억원으로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41% 수준이다. 이에 따라 발생한 이자비용만 해도 지난해 3분기말까지 428억원으로 같은 기간 영업이익 418억원을 넘어섰고, 2009년 한해 이자비용 293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진로의 차입금도 2009년 2000억원으로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4%에 머물면서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들어 차입금이 3분기말 현재 4173억원까지 늘어나면서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0%를 상회했다. 하이트홀딩스의 차입금 규모도 지난해 3분기말 현재 8270억원으로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5%를 넘어서고 있다.

유동비율도 통상적인 기준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 유동비율은 회사의 지불능력을 판단하기 위한 지표로 보통 200% 이상이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말 현재 하이트홀딩스의 유동비율은 1%에 불과한 실정이다. 하이트맥주의 유동비율은 지난 2009년말 48%에 머물렀다. 이후에도 2010년 3분기말 51% 등 크게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진로는 지난해 들어 45%의 유동비율이 상반기말 51%로 소폭 향상되는 듯 보였지만 3분기말 44%로 다시 기존 수준으로 떨어졌다.

업계의 한 재무관련 실무자는 “3개 회사의 재무상황을 살펴보면 회사가 안좋아지는 시그널이 맞다”며 “영업이익으로 벌어봐야 은행에 이자로 갖다주는 것을 감당하는데도 벅찬 만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 자산을 팔거나 안되면 새로운 투자를 받는 등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이트그룹측은 하이트맥주와 진로의 영업 통합 작업 등으로 재무 상태가 호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 일각에서는 하이트그룹 주력계열사들의 마케팅 통합에 대해서도 시큰둥한 반응이다.

이선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류 시장 자체가 부진한 상황에서 하이트그룹 측이 영업망을 통합한다고 하니까 타 경쟁사에서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며 “주류 시장 자체가 확 커지면 모르지만 시장규모가 늘지 않는 상황에서 과당경쟁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하이트홀딩스의 경우 지금 상태로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진로와 맥주 등 주력 자회사의 영업이익 자체가 크게 개선될 여지가 없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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