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지난 5일 베트남 하노이로 출국해 현지 유통업체와 상권 등을 둘러보며 베트남 기업인들과도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인도네시아 2위 유통기업인 ‘마타하리 푸트라 프리마’의 하이퍼마켓 사업부의 인수 타진을 위해 지난 달에도 인도네시아를 다녀온 이후여서 이번 베트남 방문이 신세계의 해외 진출과 맞물려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달 17일 롯데쇼핑과 미국의 월마트, 프랑스의 카지노 그룹 등이 마타하리의 예비인수후보로 선정되면서 인수를 포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 부회장이 지난달 22일 갑작스럽게 인도네시아를 방문하면서 마타하리 본입찰 참가에 대한 가능성이 남아있음을 보여줬다.
그룹 오너가 단순히 자카르타 현지 유통업체와 상권들만을 둘러보고 귀국하는 단순한 출장길이라고 보기엔 마타하리 인수건의 무게감이 달랐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4일로 예정된 본입찰 마감이 17일로 연기되면서 시간을 번 신세계의 인수 참여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신세계는 삼성생명 지분 매각을 통한 충분한 자금 동원 능력이 있어 1조원 안팎의 마타하리 인수가격이 크게 부담되지 않는다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정 부회장의 이번 베트남 방문도 인도네시아 방문 때와 마찬가지로 동남아시아 진출에 대한 본격적인 실사 차원이 아니겠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이마트 사업이 신통치 않은 상황에서 동남아시아까지 유통 맞수 롯데에게 선제권을 빼앗겨 신세계의 해외진출이 답보상태에 있다”며 “지난해 정 부회장이 국내 사업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신세계의 덩치를 키우기 위한 본격적인 해외 진출이 시작되는 해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정 부회장이 동남아시아 시장의 중요성을 평소에 강조했던 터라 마타하리 인수를 위한 인도네시아 방문에 이어 베트남 출장길에서도 현지 진출에 대한 청사진을 마련할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