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외교전문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북미 양자대화에 회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 주재 미 대사관에서 본국으로 발송한 전문에 따르면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 국무부 부장관은 지난해 10월26일 중국 인사와 만난 자리에서 북미대화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나타냈다고 3일(현지시간)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스타인버그 부장관은 “부시 행정부 후반기 북핵 문제의 해결을 어렵게 한 것은 미북 대화의 부족이 아니었다”면서 “미국이 북한과 직접 대화를 자주 하다 보니 다른 6자회담 파트너들과 협의를 등한시한다는 비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북 접촉의 목적은 북핵 폐기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분명한 입장”이라며 “이에 미 정부는 북미 양자대화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인버그 부장관은 또 “북한과 미국은 뉴욕 채널을 통해 직접대화의 형식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북미대화가 진행될 경우 고위급이 참가해야 한다는 점을 북측에 강조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북미대화를 할 준비는 돼 있지만 6자회담 틀 밖의 의제는 논의하지 않는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방침인 것으로 외교전문에서 나타났다.
스타인버그 부장관은 중국 인사에 “미국은 북한이 이전 합의를 준수하도록 유인책을 쓸 생각은 없다”고 못 박았다.
스타인버그 부장관과 배석했던 조지프 디트라니 국가정보국(DNI) 북한담당관은 “북한이 다자 회담에 돌아올 준비는 돼 있지만 핵은 포기할 뜻이 아직 없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외교전문이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의 북한에 대한 인식을 보여준다면서 미 정부는 현재 북미 직접대화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