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8일 전국적으로 치러졌다.
○…이른 아침부터 고사장으로 향하는 수험생들의 발걸음은 무거워 보였다. 서울 용산고등학교에는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수험생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수험생들은 부모들의 개인승용차나 대중교통, 경찰차 등을 이용해 고사장으로 들어갔다. 기온차가 심할 것이라는 기상예보에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두꺼운 패딩 점퍼와 재킷에 목도리를 하고 나타났다. 이들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학교 후배들은 따뜻한 커피를 선배들에게 나눠주고, 노래로 선배들을 격려하는 등 분위기를 띄웠다.
○…관공서와 대부분의 기업체들이 출근시간을 1시간 늦춰 출근길을 재촉하는 직장인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평소 분 단위로 쪼개서 움직이는 김황식 국무총리도 수능시험 때문에 성남과 여수공항에서 조찬 등으로 1시30분가량을 보내야 했다. 김 총리가 참석할 전남 광양항 배후수송시설 준공식은 이날 오전 10시30분. 김 총리 일행은 행사 시작보다 무려 4시간이나 빠른 6시20분께 삼청동 공관을 출발했음에도 비행기 이착륙 금지시간에 걸린 것이다. 김 총리는 성남과 여수공항에서 1시간반을 보내며 아침식사도 공항에서 간단히 해결했다.
○…수험생 부모들은 고사장 정문이 닫히고 나서도 애타는 마음에 시험장을 떠나지 못했다. 시험이 치러진 각 학교 입구에는 수십명의 학부모들이 초조하고 애타는 마음으로 시험장을 응시했다. 강선미(여·48)씨는 “아이가 며칠 전부터 떨린다고 하기에 ‘괜찮다, 편안하게 보면 된다’고 말했는데 막상 이제는 내가 떨린다. 마음은 종일 여기 있고 싶은데 1시간 정도 있다가 교회에서 기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살없는 감옥생활(?)을 해야 했던 출제 위원, 검토위원들도 이날부터 자유를 찾는다. 이번 시험에 투입된 시험 출제 및 검토위원, 보안요원 등 관련 인원은 총 650여명. 이들은 수능 한 달 전인 지난 10월18일 지방의 모 콘도미니엄으로 들어간 뒤 수능 마지막 교시가 끝나는 이날 오후 6시5분 31박32일 간의 합숙 생활을 마치게 된다. 출제위원들은 보안을 위해 철저한 통제와 감시 속에 한 달을 보내야 했다. 전화나 이메일, 편지, 팩스, 인터넷 등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을 일체 사용할 수 없는 것은 기본. 가족과 사소한 안부를 주고받는 일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합숙소 안에서 사용한 종이, 휴지 등은 한 조각도 외부로 반출되지 않으며 심지어 음식물 쓰레기를 외부에 버릴 때도 보안요원이 고무장갑을 끼고 음식물을 휘휘 저어 수상한 쪽지 하나라도 그 속에 들어있지는 않은지 일일이 검사할 정도였다. 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