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춘 전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이 삼성물산이 포기한 용산역세권개발(주) 대표이사직을 맡는다.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의 시행사인 드림허브 프로젝트금융투자는 5일 박 전 이사장이 자산관리위탁회사(AMC)인 용산역세권개발(주)의 대표이사 회장직을 수락하기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드림허브는 오는 7일 오전 긴급 이사회를 열고 박 신임 회장의 취임을 공식 승인할 예정이다. 박 회장은 다음날인 8일부터 곧바로 광화문 사무실로 출근해 사업을 진두지휘 하게 된다.
드림허브 관계자는 "강력한 리더십 없이는 지금의 위기를 벗어나기 힘들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박 회장을 여러 차례 찾아가 설득한 것이 결실을 맺었다. 천군만마의 힘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박 회장의 등장으로 자금조달 실패로 수렁에 빠진 용산개발사업이 다시 회생할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당대 최대의 부동산 개발사업에 금융전문가인 박 회장이 어느정도 능력을 발휘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로 박 회장은 우리은행장, LG카드 사장,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 등 금융권의 걸출한 스타. 그러나 부동산 개발업자(디벨러퍼)로서의 경험이 전무해 실제로 어떤 성과를 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것.
이에 대해 박 회장은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대한민국의 글로벌 미래 성장전략의 핵심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는 사업이 표류하는 것을 도저히 외면할 수 없었다"고 대표이사직 수락 배경을 밝힌 그는 "풍부한 금융 경험과 위기 극복의 노하우를 십분 활용해 빠른 시일 내 사업을 정상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우선 "한국의 알짜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 해외자금을 적극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또 "국내외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유망 부동산사업에 투자하고 이익을 되돌려주는 리츠상품이나 사모펀드를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청사진에도 불구하고 사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건설투자자들이 여전히 대규모 지급보증에 대해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어 용산사업의 기사회생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한다는 게 중론이다. 선진 금융기법을 도입할 계획이라고는 하지만 용산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내 건설사들의 신규 참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한편 드림허브는 29일 신규 건설투자자 공모를 마감하고 다음달 5일 신규 투자자들을 선정해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