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 '포스트 삼성'은 소녀시대?"

입력 2010-09-29 14:27 수정 2010-09-30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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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닛케이비즈니스, 한국기업 특집...韓 글로벌 기업 소녀시대에 비유

일본의 유력 경제주간지인 닛케이비즈니스가 27일자 최신호에서 한국을 대대적 특집으로 다뤄 화제가 되고 있다.

닛케이비즈니스는 ‘다음 삼성은 여기’라는 특집 제목과 함께 세계적 아이돌 스타로 부상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소녀시대’를 표지 모델로 내세웠다.

매 호 개성있는 디자인으로 표지를 장식해온 닛케이비즈니스로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대해 닛케이비즈니스는 “이번 특집을 상징하는데 소녀시대만큼 적합한 모델이 없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특집의 주제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 한국서 만들어진 소녀시대가 세계적 스타로 크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한다는 설명이다.

▲9월 27일자 닛케이비즈니스 표지

닛케이비즈니스는 ‘소녀시대’에 대해 처음부터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아시아 시장 전체를 겨냥한 ‘상품’에 비유, 수준 높은 춤 실력과 아름다운 미모,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의 어학실력도 뛰어나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닛케이비즈니스는 소녀시대가 현지 아이돌 그룹 'AKB48'을 누른 것처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하던 일본 전기업체들을 밀어내고 초유량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같은 차세대 한국 기업들이 차례차례 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닛케이비즈니스는 특히 이들 기업이 일본의 ‘모노즈쿠리(혼신의 힘을 쏟아 최고의 제품만들기)’ 기술을 가진데다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경영 전략을 명확히 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들 기업의 특징으로는 자국 시장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 또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품질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 이를 위해 철저한 성과주의를 도입해 보다 우수한 인재들을 진두에 내세우고 있는 점 등을 부각시켰다.

대표적인 기업들로는 LED 조명 메이커인 화우테크놀로지와 서울반도체, 미디어 기업 CJ와 전기차 제조업체 CT&T, 포털 사이트 네이버, 대형 유통업체인 이마트 등을 ‘포스트 삼성’으로 지목했다.

화우의 경우 불과 3년만에 매출 1200%의 급성장을 이룬 점과 사장보다 연봉이 높은 신입사원들의 활약상, 일본 LED 메이커를 능가하는 품질로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서울 반도체에 대해서는 청색 발광 다이오드로 유명한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산타 바바라 캠퍼스의 나카무라 슈지 교수와 도시바 등에서 최고 기술진을 초빙하는 등 기술력을 통해 세계 LED 시장 제패를 노린다는 점에 흥미를 보였다.

CJ는 삼성그룹 산하 제당업체라는 과거 이미지를 깨고 공격적인 인수ㆍ합병(M&A) 전략으로 한국 시장을 평정하고 한류의 아시아 진출에 성공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또 자동차 메이커인 CT&T는 창업 6년만에 2013년까지 전기차 3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한다는 점을 들었다.

일본 검색포털 사이트인 라이브도어 인수로 현지에서 유명세를 날리게 된 NHN에 대해선 세계적 검색사이트 야후와 구글을 누르고 한국 시장 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다는 점에 관심을 나타냈다.

이마트에 대해서는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를 한국 시장에서 내쫓고 중국 시장까지 진출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닛케이비즈니스는 한국 기업이 일본 기업에 뒤지던 시대는 옛날에 지나갔다며 이들 ‘포스트 삼성’은 모두 비전과 전략이 명확하다고 극찬,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일본 기업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일본 다마대학 경영정보학부에서 현대한국론을 연구하는 김미덕 교수는 “배울 필요까진 없지만 일본 기업들은 우선 한국 기업들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법인세율 인하가 당장 일본 기업의 국제경쟁력 향상에 도움을 주지는 못하지만 법인세율은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일본 기업의 내부유보액은 전 산업 기준으로 280조엔(약 3812조원)에 달한다. 이는 총 자본의 20% 수준이다.

내부유보가 많다는 것은 기업들이 리스크를 감수하고 새로운 사업에 투자할 의욕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일본 기업들의 도전정신이 퇴색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닛케이비즈니스는 도전없이 열매는 없다며 일본 기업들이 가장 합리적인 길을 찾아 독자적인 강점을 발휘할 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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