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일본의 개입으로 글로벌 외환시장이 출렁이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주요국의 통화정책 갈등 조짐이 포착되고 있는데다 엔화 강세에 베팅했던 헤지펀드업계는 막대한 손실을 나타내고 있다. 3회에 걸쳐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 후폭풍을 진단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日 외환개입에 헤지펀드 '불똥'
② 혼란에 빠진 개미들은 어쩌나
③ 아시아 통화 미래 中에 달렸다
중국 위안화가 아시아 각국 통화의 미래를 결정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아시아 각국의 최대 무역파트너이면서 가장 강력한 경쟁자라는 점을 감안할 때 외환시장에서 중국의 입김이 세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본은 최근 엔화 가치가 달러에 대해 15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을 선언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관심은 달러와 엔의 관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엔화 가치는 위안화에 대해서도 10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6일(현지시간) 한국 및 태국과 싱가포르가 지난 6월 중국의 관리변동환율제 복귀 발표 이후 위안화에 대해 3% 가량 절상됐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관리변동환율제 복귀 발표 이후 아시아 각국 통화가 위안화와 동반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 막대한 글로벌 투자자금이 아시아 외환시장으로 유입된 것이 아시아 통화 강세의 원인이라고 WSJ는 전했다.
한국과 대만 및 싱가포르 등은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 달러 매입을 급속히 늘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의 외환보유고는 2조9000억달러(약 3373억원)에 달한다. 중국은 2조5000억달러의 외환보유고를 갖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시아가 수출 주도형 경제성장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위안화보다 자국 통화 가치가 오르면 수출 가격경쟁력을 잃을 수 있어 적극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일본 전체 수출의 18%를 차지한다. 이는 미국의 16%보다 앞선 것이다. 또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 대상국가이며 동시에 가장 강력한 경쟁자다.
일부 아시아 국가는 수출의존도를 줄이고 내수를 진작시키려 하지만 아직 그 영향은 제한적이다.
노무라증권의 사이몬 플린트 외환 전략 부문 대표는 “환율은 수출 경쟁력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아시아의 수출의존 경제성장 전략은 매우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아시아 각국이 이를 포기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라고 언급했다.
중국의 외환보유고 다각화 전략도 아시아 통화정책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은 다각화 전략의 일환으로 일본과 한국의 국채를 대량으로 매입하고 있다.
스탠더드채터드의 캘룸 핸더슨 외환 리서치 부문 대표는 “중국의 일본 국채 매입은 엔화 가치 상승에 일조를 했다”면서 “중국의 위안 유동성 확대 및 아시아 국채 매입 등은 아시아의 외교 및 금융관계에 새로운 변화의 장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HSBC의 리처드 옛셍어 통화 투자전략가는 “중국처럼 다른 아시아 중앙은행도 달러 대신 엔화를 축적하기 시작했다”면서 “한 국가의 외환시장 개입은 연쇄반응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처럼 성공을 거두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결제은행에 따르면 엔화의 일 거래량은 5680억달러에 달할 정도로 엔화시장은 세계 최대 외환시장 중 하나기 때문에 정부의 영향력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
플린트 대표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은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유동적이지 않기 때문에 중앙은행의 개입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중국이 최근 일주일 간 보여준 것처럼 위안화 절상을 용인한다면 다른 아시아 국가 통화정책이 상대적으로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위안화 환율은 지난 16일 상하이에서 달러당 6.7248위안으로 마감해 외환거래를 시작한 지난 1994년 이후 최저치(가치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고시한 달러ㆍ위안 환율 중간가격은 5일 연속 사상 최저(가치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위안화는 관리변동환율제 복귀를 발표한 지난 6월19일 이후 달러에 대해 1.5% 절상됐는데, 최근 5일의 절상폭이 지난 3개월 절상폭의 절반이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