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버스가 위험하다

입력 2010-09-02 08:49 수정 2010-09-02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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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CNG버스 일원화 추진 과연 시민의 안전은?

▲지난 9일 서울 행당동에서 폭발한 버스(사진=연합뉴스)
지난 10일 서울 도심을 달리던 압축천연가스(CNG) 버스가 폭발, 승객과 주변 운전자 등 모두 17명이 다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시민들은 불안한 마음으로 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이 사고로 인해 최근 CNG 버스 안정성 문제가 도마위에 올랐다. 대형사고가 터지면 그제서야 원인규명에 착수하는 담당업체 및 지자체들의 안전불감증 때문에 그 피해는 고스란피 시민들의 몫이 된다.

서울시내에서 운행하는 CNG 버스는 모두 7234대로 서울시내 버스 전체의 95.5%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즉 서울에서 운행되고 있는 대부분의 버스에서 사고 날 확률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서울시는 버스 폭발사고 후 CNG 버스 점검에 착수, 총 7243대 중 2303대(31.8%)를 점검, 이 중 9.8%인 226대가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가스누출이 감지된 버스는 130대에 달했다.

서울시 구로구 개봉동에 사는 직장인 강(여ㆍ29)씨는 “내 또래 여성이 버스를 타고 가다 폭발사고로 큰 부상을 당했다는 걸 듣고 남 얘기 같지 않았다. 항상 버스로 출퇴근을 하곤 했는데 불안한 마음에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있던 여러번의 버스 폭발 사고로 시민들은 버스가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몰라 불안에 떨 수밖에 없게 됐다. 버스업체, 지자체 등은 시민들이 안심하고 버스를 이용할 수 있게 안전점검과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이에 이번 사고들의 후속조치로 CNG(압축천연가스) 버스의 연료 용기 관리를 국토해양부로 일원화하는 방안이 추진될 예정이다.

지경부(지식경제부)는 관계부처 협의를 내달까지 마무리한 뒤 연료 용기를 자동차 부품으로 간주해 자동차관리법에 넣어 관리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31일 전했다. 이 방침이 확정될 경우 용기ㆍ용기부속품ㆍ고압호스 등의 검사가 가스안전공사에서 교통안전공단으로 이관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방안들을 지경부에서 국토부로 이관시키는 것을 우려하거나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연료용기가 자동차 부품으로 간주되면 안전으로 인한 사고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며 한목소리를 냈다.

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사고 재발을 예방하려면 용기 재검사를 즉각 시행해야 하는데, 교통안전공단이 이 기능을 담당하기까지 시설확보 등으로 최소한 1~2년은 걸릴 것"이라며 "책임기관이 바뀌면 앞으로 수년간 CNG 버스 안전관리에 공백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 그 공백동안 사고가 터져 이번과 같은 인명피해가 발행하면 그땐 어떡하나"며 우려했다.

이어 공사 측은 "외국에서도 CNG 버스 용기 검사는 차량검사기관이 맡지 않는다 전문인력자체가 없는 교통안전공단이 이번 일을 맡게 되는건 문제가 있다"며 "10년 이상 가스용기분야를 전문적으로 연구해왔는데도 이번 사고가 터졌다. 만약 교통안전공단으로 용기관리를 이관시키면 안정성 문제가 터지는건 불보 듯 뻔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가스전문검사기관협회 관계자는 "현재 10bar 이상의 고압가스는 고압가스안전관리법으로 관리하고 있는데, CNG 버스의 충전 압력은 200bar가 넘는 초고압이라 전문 관리가 필수적이다. CNG버스는 워낙 초고압가스이기 때문에 복합재료용기인 CNG용기 제조 및 검사에는 금속, 기계, 화공 등 다양한 분야의 수준 높은 전문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교통안전공단측 관계자는 "평소 용기의 재검사는 한국가스공사도 하지 않았다. 이번에 이관되면서 부서를 새로 만드는 건데, 없던 부서를 새로 만들려면 인력이나 인프라 구축등을 해야하는데 공백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모든 CNG버스의 가스용기를 다 떼서 검사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육안검사는 바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육안검사의 효과에 대해서는 “예방차원에서는 어느정도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가스안전공사측은 "현재 가스안전공사에 전문인력이 있는데 교통안전 관리공단에 또 다른 전문인력을 투입하는 건 이해가 안된다. 그리고 육안 검사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 용기라는게 압력으로 인해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는데, 용기가 언제 피로를 받아 폭발할지는 육안으로 식별이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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