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선언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간 일본항공(JAL)이 지난달 31일 도쿄지방재판소에 대규모 구조 조정과 노선 감축 등을 골자로 한 자구안을 제출했다.
파산 관재인 역할을 하는 기업재생지원기구 하에서 경영 재건에 나서고 있는 JAL은 비용절감 등을 통해 2010년도에 641억엔의 흑자와 1조3250억엔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구체적 비용절감책에 대해서는 그룹 내에서 1만6000명을 감원하고 9월말부터 2011년 3월말에 걸쳐 일본 국내 30개 노선과 국제선 15개 노선을 폐지하는 한편 저가항공사 설립도 검토 중이라고 분명히 했다.
기업재생지원기구는 오는 2012년말까지 JAL 주식을 재상장하고 2013년 1월까지 지원을 끝내 경영 재건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JAL은 기업재생지원기구의 방침에 부응하기 위해 기업재생지원기구에 3500억엔의 출자를 요청하고 일본정책투자은행을 포함한 채권단에 5215억엔의 채무 유예를 요구했다.
다만 금융기관들은 채무 유예는 받아들이는 대신 JAL의 재융자 요청은 현시점에서 받아 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JAL의 조기 흑자화 목표가 터무니없다는 이유에서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JAL은 2010년도에 641억엔의 영업흑자와 2013년에는 1175억엔의 흑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JAL의 사상 최고 영업이익은 지난 2007년도의 900억엔. 업계가 호황일 때도 달성하지 못했던 수준을 지금 같은 위기 상황에서 가능한지 여부가 가당치 않다는 것이다.
이나모리 가즈오 JLA 회장은 “경영 개선이 예상보다 빨리 진행되고 있어 계획보다 1년 빠른 2012년에도 가능하다”는 여유까지 보였다.
그러나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은행들이 재융자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항공기 연료세나 공항 착륙료 등 국제적 수준을 크게 웃도는 공적 부담이 JAL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금융기관과의 협상이 불발되면 추가 조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가즈오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계획을 착실하게 실행해 회생하기 위해서는 경영진이 확실히 해야 한다”며 경영진의 쇄신을 시사하는 한편 “파산보호법 적용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일어서도록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