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 원ㆍ달러 환율이 1100~1200원선을 유지한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론 튼튼한 국내 경제의 펀더멘탈로 인해 원ㆍ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지만 그 폭은 상당히 제한적일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하지만 FOMC의 기준금리 동결 이후 미국과 중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이 재기되면서 다시 급등하며 26일 장중 12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원화 강세 기조가 이어지더라도 연말 1100~1200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장보형 금융시장 팀장은 올해 하반기 환율을 1100~1200원으로 예상했다.
평균 환율은 1140원으로 추정하며 연말 저점은 1120원 정도가 될 것이란 내다봤다.
장 팀장은“하반기 한국 재정 건전성과 경제적 펀드멘탈이 대외 불안을 약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며“과거 원화가 저평가 됐던 이유는 대외불안 영향이 국내 경제 요건보다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우리나라 경기도 둔화되겠지만 국내 경기는 신흥시장에서 가장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최근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는 반면 미국의 경기 회복세는 둔화되고 있으며 이러한 디커플링 현상을 바탕으로 국내시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용등급하고 투자등급이 상향되면서 외국인 자금유입이 진행될 것이며 원화 강세의 주요 요인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하반기 경영수지 흑자 기조도 양호할 것으로 보여 원ㆍ달러 환율 불안 요인이었던 국내 외화 유동성 정상화도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팀장은“미국경기 회복 둔화는 글로벌 달러화 약세를 이끌 것”이라며“한국은 추가금리 인상가능성이 높지만 미국은 출구전략이 지연돼 원화가 상대적인 수혜를 입어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최근 원ㆍ달러 환율 1150원선을 앞두고 정부 개입에 대한 경계 심리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급격한 하락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산은경제연구소 최호 연구위원은“단기적으로는 경상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유럽 재정위기 여진, 미국경제 둔화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원ㆍ달러 환율은 1200원을 중심으로 등락을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유로지역 불안 지속 ▲미국과 중국의 성장 둔화 ▲중국의 긴축 정책 ▲하반기 국내경제 수출 및 성장률 감소 우려 ▲외국인 자본 이탈 등 위험요인으로 환율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달러화 약세, 유로화 및 엔화 강세 재개 등으로 국제적인 포지션 이동으로 환율 변동성 증가하고 있고, 위험회피성향이 강화에 따른 신흥국 위험의 동반 상승,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대외신뢰도 개선 지연도 환율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는 원ㆍ달러 환율은 글로벌 경제의 회복 지속과 국내경제의 펀더멘탈을 바탕으로 하락 기조가 유지될 것이다”며 “아시아를 중심으로 신흥국 경제성장이 예상되고 선진국 경제도 더블 딥보다는 완만한 속도의 성장이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ㆍ달러 환율은 올해 하반기 평균 1150원이 될 것이다”며 “1130원~1180원에서 등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 양정원 본부장은 “무역 및 경상수지 그리고 금리 상황을 보더라도 원화강세가 이어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최근 원ㆍ달러 움직임은 정부의 속도 조절로 인해 완급 조정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물가 불안 등을 고려하면 1200원 이상은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본부장은 “연말 원ㆍ달러 환율은 1150원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보일 것이다”며 “무역, 경상수지 그리고 금리 상화을 보더라도 원화강세가 이어지겠지만 정부의 속도 조절로 인해 하락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황상연 센터장은 “현재 환율은 실질 실효 환율 측면에선 10~15% 저평가 돼 있다”며 “적어도 5% 정도 절상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안전자산(달러, 엔)에 대한 선호 현상으로 단기적인 변동성은 있을 수 있지만 시장이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간다면 원화강세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예전과 같이 경상수지가 늘어나더라도 달러 유입이 실질적으론 많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국내 경기의 강한 펀더멘탈이 반영되기엔 불안 심리가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김용준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하반기 원ㆍ달러 환율은 1200원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외환위기 이후 2001년 이후 2004년까지 원ㆍ달러 환율은 1200원을 중심으로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등락이 거듭돼 왔다”며 “현재 모습도 마찬가지 양상이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9일 원ㆍ달러 환율이 1150원으로 하락했던 것은 달러화 약세에 대한 기대감이 충분히 선반영된 것으로 추가 하락 여지가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큰 틀에서 원화는 점진적으로 아래쪽으로 갈 것이지만 대외 경제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어 안전자산 선호는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