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국민銀 슬림화 · 카드분사 통해 경영 효율성 제고

입력 2010-08-13 10:12 수정 2010-08-1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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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비효율성 개선 최우선으로 어윤대호 정착이 전력 투구

국내 금융지주사는 정부 지분이 많은 곳이 많다. 대부분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실질적 주인이 없다 보니 정부가 주인 행세를 하며 금융시장 기능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 현실이다.

KB금융지주 역시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하지만 정치적인 불협화음에도 불구하고 어윤대 KB금융 회장이 공식 취임 후 본격적으로 사장단과 이사진을 갖춤으로써 향후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은행의 공공성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KB금융의 바람직한 지배구조 역시 외생적으로 주어지는 게 아니라 금융 종사자들이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에 새롭게 구축된 경영진과 이사회가 실질적인 견제와 균형을 어떻게 맞춰 가는지 여부가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경영진의 중요성 '지분 구조에 답'

KB금융지주의 최대주주는 KB국민은행이다. KB국민은행이 보유한 지분은 2010년 3월말 기준으로 4332만2704주(11.21%)이다. 2대주주인 씨티뱅크(CITIBANK,N.A.)는 4035만3823주(10.44%)를 보유하고 있으며 ING 뱅크(ING Bank N.V.)가 1940만1044주(5.02%)로 3대 주주다. 또 국민연금공단이 1924만8845주(4.98%)로 뒤를 잇고 있다.

금융지주사는 지분 구조 특성상 경영진들의 입김이 강하다. 우리금융(예금보험공사 56.97%)이나 IBK기업은행(기획재정부 68.60%) 처럼 공적자금 투입이나 국책은행 성격을 띄고 있는 금융사를 제외하고 국민은행처럼 최대주주의 지분 비율이 작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최근 미국과 유럽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을 제외하고 과점적 최대주주가 없다.

따라서 경영진의 의사결정권을 가진 최고경영자(CEO)의 권한과 책임은 막중하다. KB금융이 그동안 KB카드 분사를 비롯한 주요 현안들을 처리하지 못한 이유도 CEO의 부재에서 비롯됐다. 따라서 이번 어윤대 회장의 행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 회장의 지배구조 강화의 핵심...변화혁신TFT

KB금융그룹은 지난달 27일 어윤대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그룹변화혁신테스크포스팀(TFT)'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경영권 장악을 통한 지배구조 강화의 그 중심에 서 있는 것이 변화혁신 TFF가 있다. 그룹변화혁신TFT는 KB금융그룹의 경영효율성 조기확보를 위한 그룹 차원의 핵심전략 과제를 수행한다.

그룹변화혁신TFT 단장은 박동창 KB금융지주 부사장이다. 그는 어윤대 회장의 경기고 7년 후배이며 고려대 경영대학원 동문이다. KB금융그룹 내에서는 최측근으로 알려졌다.

TFT는 ▲신상품/서비스팀 ▲채널/BPR팀 ▲비은행성장팀 ▲코스트혁신팀 ▲인사혁신팀 ▲리스크관리팀 ▲재무/성과관리팀 ▲전략기획팀 ▲기업문화팀 등 9개 팀과 산하 23개 사업단위를 두고 90여명의 그룹 임직원이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근무를 하게 된다.

은행장을 위원장으로 KB금융지주 계열사 사장들과 지주 및 은행의 주요 임원진이 참여하는 그룹변화혁신위원회와 외부자문그룹 등이 TFT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 막강 이사진 구성 완료...계파간 갈등도 봉합

어윤대 회장은 지난 3일 행장과 부행장 그리고 지주사 인사 및 부서 조정을 완료했으며 주택은행 출신도 배려함으로써 막강한 지배력을 확보하게 됐다.

올해 7월에 출범한 어윤대호는 시작부터 대대적인 경영구조 개선에 들어갔다. 관행적이지만 어윤대 회장 선출된 후, 8명의 KB금융지주 계열사 사장들과 KB은행 13명의 부행장들이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현재 상당수 임원들을 교체했다.

이는 어 회장이 KB금융을 비만증 환자라고 비유하며 체질개선을 하겠다고 한데 따른 것이다.어윤대 회장은 지배 경영 구조를 내실화 하기 위해 외부 의견도 수렴했다.

지난달 27일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을 비롯 KB금융그룹 임원들은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과 KB금융그룹이 현대 처한 문제점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

당시 애널리스트들은 KB금융이 지난 강정원 전 행장 체제에서부터 비롯된 '리스크 관리'와 '이사회 구조'에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KB금융이 겪고 있는 기업구조조정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후유증이 이사회의 지배구조와 결정체계에 의해 결정됐다는 것이다.

지난 한 해 동안 KB금융지주는 '사외이사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과 대립각을 세우는 등 외풍에 시달렸다. 어 회장은 내부 조직안정화를 위해 KB국민은행장에 민병덕 개인영업그룹 부행장을 임명했으며 대외 사업 강화를 위해 임영록 전 재정경제부 제2차관을 발탁했다.

또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 전체 인사와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중점적으로 고려된 부분은 이원화된 그룹사의 전략/해외사업기획/ 홍보기능을 지주에 단일화하는 것이었다.

KB금융지주는 지난 3일 신임 부사장에 윤종규 김&장 법률사무소 상임고문과 김왕기 前 국무총리 공보실장 겸 대변인을 선임했다.

윤종규 신임부사장은 CFO(Chief Financial Officer) 를 담당한다. 윤 부사장은 국민은행 재무전략기획본부 부행장, 국민은행 개인금융그룹 부행장을 지냈으며 삼일회계법인, 김앤장의 임원 생활을 통해 재무관련 전문가로 통한다.

전직 기자출신인 김왕기 신임부사장은 그룹 브랜드 및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 신설되는 CPRO (Chief Public Relations Officer) 를 담당한다.

KB금융지주는 그룹 브랜드 및 기업 이미지 강화를 위해 CPRO(Chief Public Relations Officer, 최고 홍보ㆍ IR책임자) 를 신설, 홍보부와 IR부를 총괄하게 했다.

또 그룹 경영진의 원활한 의사결정을 지원하기 위해 경영연구소를 신설하고 카드사업 분사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카드사설립기획단을 신설했다.

국민은행은 기존 부행장 13명 가운데 절반인 7명을 바꾸는 대대적 인사를 단행하고 조직 역시 3개 그룹을 없애는 등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은행 측은 기존 13그룹, 20본부, 66부, 2실에서 10그룹, 14본부, 57부, 2실로 대폭 줄였다고 밝혔다. 상품그룹 등 3개 그룹을 폐지하고 신탁ㆍ연금본부 등 6개 본부와 9개 부서를 축소했다.

이번 조직개편에서는 무엇보다 생산성 및 경영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중복기능을 통폐합하고, 의사결정 단계를 축소하기 위해 본부 조직을 슬림화한 것이 특징이다.

김한옥 전 중동기업영업지원본부장은 기업영업그룹 부행장으로, 허세녕 성남영업지원본부장은 마케팅지원그룹 부행장으로, 박인병 전 서부산영업지원본부장은 신탁·연금그룹 부행장으로 각각 새로 선임했다. 김재곤 KB투자증권 부사장은 영업지원그룹 부행장으로, 유석흥 IT개발본부장은 IT그룹 부행장으로 임명됐다.

김옥찬 재무관리그룹 부행장은 전략그룹과 통합해 만들어진 경영관리그룹 부행장으로 이동했다. 황태성 업무지원그룹 부행장도 개인영업그룹 부행장으로 이동하고, 이경학 여신그룹 부행장과 최행현 신용카드사업그룹 부행장, 석용수 HR그룹 부행장 등은 유임됐다.

이번 부행장 인사는 국민은행 출신 4명과 주택은행 출신 5명 그리고 옛 국민카드 출신 1명으로 구성해 힘의 균형을 맞췄다.

◇비은행 활성화 신호탄...KB카드 분사

KB금융은 KB카드를 분사하면서 계열사 지배구조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자산 구조에 있어서 그룹 내 은행 비중이 자산 기준 98%를 차지해 비 금융권활성화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 왔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어윤대 회장이 취임하면서 기업 재편과 비은행 사업활성화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KB금융그룹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KB금융지주가 KB국민은행, KB부동산신탁, KB신용정보, KB데이타시스템, KB선물, KB자산운용, KB투자증권, KB인베스트먼트, KB생명보험 등 총 9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 KB금융지주는 KB생명보험(51%)을 제외하고 모두 100%을 보유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의 해외 진출 경로는 KB국민은행과 KB투자증권이 개척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홍콩과 런던에 10%% 현지법인을 가지고 있으며 KB캄보디아은행 51% 지분을 보유 중이다.

KB투자증권의 경우에는 100% 증권 홍콩 현지법인을 보유,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카드업계에서는 KB금융그룹이 KB카드를 분사에 대해 긴장하고 있다. 업계 2위인 KB카드가 독립하게되면 의사결정이 한층 자유로워져 마케팅 및 점유율 경쟁에 좀더 공격적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KB카드는 자산 실사와 금융위원회 승인 절차 등을 거쳐 내년 1분기(1∼3월)에 공식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0년 1분기 신용카드 취급액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은 신한카드가 21.2%, KB카드가 14.5%, 현대카드가 11.4%, 삼성카드가 11.0%, 롯데카드가 6.9% 등을 차지하고 있다.

사업영역확장,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KB생명보험과 KB투자증권의 몸집불리기도 어윤대 회장의 주요 관심사다. 우선적으로 체질개선을 통한 몸집불리기가 우선시되고 인수합병문제가 거론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어 회장은 취임식에서 "생명보험 분야를 방카슈랑스 전문 보험사라는 꼬리표를 떼고 종합 보험사를 목표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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