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은 이번 현지 공장 투자를 통해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확고한 우위를 선점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전세계 전기자동차 시장은 현재 120만대 수준에서 2013년 280만대, 2015년 420만대로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며 이 중 미국시장이 7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오바마 정부의 강력한 그린 에너지 정책 및 전기자동차 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과 맞물려 미국 자동차 업체들도 적극적인 시장확대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해 8월 미국 정부는 전기자동차 개발 및 양산을 위해 총 24억 달러 규모의 파격적인 지원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14일에는 포드(Ford)의 순수 전기차 '포커스(FOCUS)'의 배터리 단독 공급업체로도 선정돼 미국의 3대 메이저 업체 중 두 곳을 고객사로 확보하며 미국 시장 공략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LG화학은 이번 현지공장 건설을 계기로 GM, Eaton(이튼) 등 이미 확보한 미국지역 고객에 대한 공급 대응력을 더욱 높이고 추가 수주에도 적극 나서 미국 시장에서의 확고한 우위를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이미 오래 전부터 공을 들여왔다. 지난 2000년에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연구를 전담하는 미국 현지 법인 CPI (Compact Power Incorporate)를 설립해 본격적인 연구개발 활동에 들어갔다.
LG화학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사업은 본격적인 연구개발 2년 반 만에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2002년 7월 미국 콜로라도에서 열린 세계적 자동차 경주대회인 '파익스 피크 인터내셔널 힐 클라임(Pikes Peak International Hill Climb)'에서 LG화학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이용해 개발한 전기자동차가 우승을 차지한 것. 다음 해인 2003년에도 LG화학은 전년도 기록을 갈아 치워 2년 연속 우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LG화학은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 2004년부터 미국 에너지성(DOE, Department of Energy)과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3대 자동차 업체의 컨소시엄인 USABC(US Advanced Battery Consortium)의 프로젝트를 세 차례나 수주하면서 그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은 물론 미국 정부 및 자동차 업체들과 공고한 협력 체계를 이어왔다.
아울러 미국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으로 사업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LG화학은 이번 현지 공장 건설에 미국 연방정부로부터 1억5000만 달러라는 파격적인 현금지원을 받게 된다. 총 투자금액인 3억 달러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는 지난 해 8월 미국 정부가 발표한 24억 달러 규모의 전기자동차 개발 및 양산 지원 정책의 일환으로 지원대상으로 선정된 배터리 분야 9개 기업 중 외국기업으로는 LG화학이 유일하다.
이에 앞서 미시건 주정부도 LG화학 현지공장 운영에 따른 1억3000만 달러의 세금감면 혜택을 결정한 바 있어 실제 투자금액 대부분을 인센티브로 충당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현지 공장 건설에 따르는 위험부담을 상당부분 해소한 것은 물론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추가 투자 재원도 확보하게 됐다.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들과 실질적인 납품 계약을 맺고 대량생산체제에 돌입한 업체는 LG화학이 유일한만큼 지속적인 R&D투자와 공급처 확보로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욱 벌려 세계 1위 지위를 확고히 다지겠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지금까지 현대기아차, GM, 포드, 장안기차, 볼보 등 총 7곳의 글로벌 고객사와의 공급계약을 발표했다. 현재 진행 중인 개발 프로젝트를 감안할 경우 올해 말까지 3곳 이상의 추가 발표도 기대된다.
이럴 경우 LG화학은 총 10곳 이상의 글로벌 공급선을 확보하게 되는 것으로 이를 통해 전기자동차 배터리 분야에서의 독보적인 위치를 더욱 굳건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