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GS, 총수일가 안정적 지분 확보...친인척 지분 경영권 변수

입력 2010-07-12 13:40 수정 2010-07-1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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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서기 6년'…신사업으로 위기 돌파

"이머징 경제들이 높은 성장을 보이고 있지만 정작 솔루션이나 소프트, 환경, 의료 등 성장분야에선 애플이나 GE 등 구미의 선진기업들이 주도권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 무한경쟁 패러다임 속에서 GS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유지하려면 GS 경영이념인 '밸류 넘버원'에서 그 답을 찾아야 한다."

지난 5월 열린 임원모임에서 허창수 GS 회장이 경영진에게 주문했던 말이다. 지난 2004년 7월 LG에서 GS로 분리한 뒤 6년간 끊임없이 경영진에게 요구했던 허 회장의 경영이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허 회장은 책상머리에 앉아서 지시만 내리는 '탁상경영'은 지양했다. 평소 "현장이 강한 GS를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한 것처럼 솔선수범해서 현장을 찾고 있다.

지난 3월 GS칼텍스 신에너지연구센터를 방문한 데 이어 5월에는 GS건설의 신월성 원전, 최근 목포대교 건설현장에도 모습을 나타냈다. 허 회장은 "현장이 강한 GS를 만들기 위해선 기발한 전략이나 방안보다는 실행력이나 실천 의지가 승부를 가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허 회장은 2004년 출범 당시 18조7000억원이던 자산 규모를 지난해 말 기준 43조원으로 늘려 재계 6위(공기업 및 민영화된 공기업 제외)의 기업집단으로 키웠다. 같은 기간 매출은 2배 이상 늘어났다. 올해는 50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지분가진 친인척만 50명

GS그룹은 지주회사인 ㈜GS를 중심으로 GS칼텍스·GS SHOP·GS리테일·GS스포츠·GS EPS 등의 자회사, GS파워·GS퓨얼셀·GS텔레서비스·GS왓슨스 등 손자회사와 계열사인 GS건설로 구성돼 있다.

이를 바탕으로 사업포트폴리오 역시 GS칼텍스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사업, GS SHOP과 리테일을 중심으로 한 유통사업, GS건설 중심의 건설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지배구조면에서도 안정적이다. GS그룹은 총수일가가 지주회사인 ㈜GS에 대한 안정적인 지분 확보를 통해 그룹 전체를 장악하고 있는 구조다. 다만 총수를 제외한 친인척(6촌 이내) 50여명이 지분을 나눠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여서 항상 경영권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허창수 GS 회장과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허명수 GS건설 사장 등 총수일가 등을 포함해 특수관계인이 46.85%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총수일가의 ㈜GS 지분은 허창수 회장 4.86%을 비롯해 허용수 GS 전무 4.10%, 허남각 삼양통상 사장 3.29%, 허경수 코스코그룹 회장 3.21%,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 2.79%, 허동수 회장 2.46%, 허승조 GS리테일 부회장 2.20%, 허태수 GS SHOP 사장 2.07%, 허명수 사장 1.98%, 허완구 승산그룹 회장 1.89%, 허연수 GS리테일 부사장 1.65%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또 허남각 회장의 아들 허준홍와 허정수 GS네오텍 회장의 아들 허철홍씨가 각각 1.24%와 1.40%를, 허완구 회장의 딸 허인영 승산레져 이사가 1.42%를, 허동수 회장의 장남 허세홍 GS칼텍스 전무가 1.43%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도 허창수 회장의 친인척들이 지분을 분산해 보유하고 있다.

㈜GS는 그룹 핵심계열사인 GS칼텍스의 최대주주로 5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GS SHOP 지분 30.0%와 GS리테일 지분 65.8%를 보유하고 있다. GS그룹의 사업포트폴리오의 핵심인 에너지와 유통부문의 핵심인 GS칼텍스와 GS SHOP·GS리테일에 대한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특히 또 다른 사업축인 GS건설에 대해서도 허창수 회장은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해 33.4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많은 허씨 일가가 지분을 보유하면서 GS그룹에 인화와 화목은 중요한 덕목이 됐다. 실제로 지주회사인 ㈜GS만 하더라도 지분을 보유한 허씨 일가가 50여명에 달한다. 평소 신뢰와 화합이 없다면 그룹 경영이 제대로 운영되기 어려운 부문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총수를 제외한 친인척 지분율은 13.66%로 30대그룹 중 가장 높았고 총수를 포함한 오너가(家) 전체 지분율은 16.35%로 동국제강에 이어 두번째를 차지했다.

▲GS칼텍스 제3중질유분해탈황시설 전경.

◇출범 6년…신사업 속도낸다

GS그룹이 신사업에서 속도를 더하고 있다. 2004년 출범 뒤 에너지(GS칼텍스), 유통(GS리테일·GS SHOP)을 중심으로 업종 전문화를 꾀해 온 GS그룹은 신성장동력 발굴과 지속성장 발판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허창수 회장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업포트폴리오를 강화하라고 주문하는 등 사업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실제로 허 회장은 "연구·개발의 성과는 단기간에 나오기 어렵기 때문에 차차세대의 연구·개발 전략까지 미리미리 수립해서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끈기있게 도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GS칼텍스에선 올 초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신설한 신사업본부가 연료전지, 박막전지, 탄소소재, 자원개발 등 신사업 전략을 짜고 있다. 2006년 12월 건립한 GS칼텍스 신에너지연구센터를 중심으로 연구개발, 사업화가 이뤄지고 있다.

박막전지 분야에선 GS칼텍스가 국내 유일의 제조사다. 자회사인 GS나노텍이 아시아 최초로 제품 양산을 위해 공정기술 개발과 함께 초기 시장 진입을 위한 응용제품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기차 보조전원 등에 쓰이는 전기이중층커패시터(EDLC)용 탄소소재 사업은 본궤도에 올랐다. 일본 최대 정유회사인 신일본석유와 지난 1월 합작한 '파워카본테크놀로지'가 지난달 세계 최대 규모인 연 300t 생산 공장을 경북 구미에 준공하고, 이달부터 본격 양산과 함께 상업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폐기물 에너지화 사업에도 본격 진출했다. 지난 4월 플라즈마 방식의 폐기물 처리 기술을 보유한 애드플라텍을 인수해 사명을 GS플라텍으로 변경하고 국내외에서 관련 사업을 추진중이다.

지난해 인수한 GS글로벌을 통한 해외사업 역량 강화도 그룹 성장동력의 중요한 한 축이다. GS리테일, GS SHOP, GS건설 등 유통·건설 계열사들도 내실 경영을 기반으로 해외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GS글로벌을 중심으로 한 해외 사업 시너지도 기대된다.

일단 GS글로벌은 석유화학 트레이딩 사업을 재개하기 위해 조직을 꾸렸다. 연내 해외자원개발과 신재생에너지 사업, 플랜트 사업에도 뛰어든다.

GS SHOP은 지난해 11월 국내 홈쇼핑 사업자 최초로 인도 시장 진출을 성사시켰으며 글로벌 유통기업의 격전지인 중국에선 이미 진출한 충칭 외 타 지역 진출도 꾀하고 있다. 아시아 신흥국가로의 진출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GS건설은 해외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2015년 글로벌 톱티어 건설사'란 야심찬 목표도 내걸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EPC(설계·구매·시공)를 기반으로 가스, 발전, 환경 등 기존 전략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녹색성장사업을 비롯한 미래 사업 분야에 대한 상품군 확대를 추진하는 전략을 세웠다.

◇ M&A 나설까

재계에선 무엇보다 GS그룹의 인수합병(M&A) 행보에 관심을 보인다.

GS는 포스코, 롯데 등과 함께 기업 매물이 나올 때마다 단골 인수 후보로 꼽힌다. 이유는 현금창출력. GS그룹은 유통사업의 백화점과 마트를 매각, 1조34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하면서 그룹 총 보유 현금이 4조원에 이른다. 여기에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에 대한 최고경영진의 의지도 강하다.

그러나 종합상사인 ㈜쌍용(현 GS글로벌)을 인수했을 뿐 대형 인수·합병(M&A)에 성공하지 못한 점은 여전히 부담으로 남고 있다.

실제 2008년 10월 GS그룹은 포스코와 함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서기로 했다가 인수가격 이견으로 컨소시엄을 전격 파기한 바 있다. 조선소 인수를 통해 플랜트 등 신사업을 확대하겠다는 포석이었다.

허창수 회장의 당시 판단은 GS그룹이 ‘승자의 저주’를 피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그룹의 신사업 강화라는 목적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 때문에 GS그룹이 올해 하반기부터는 M&A나 신수종사업 진출을 통해 신성장동력 발굴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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