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정열적인 축제 가운데 하나인 스페인 투우 축제에도 침체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스페인 전역에 몰아 닥친 경기침체 여파로 2008년 약 1000건에 달하던 투우경기가 올해 800여건으로 그 수가 급감했다고 AP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스페인 지방 정부가 세수 감소를 이유로 지금까지 지급되던 투우 예산을 삭감하면서 투우 축제에도 침체의 그림자가 드리웠다고 전했다.
교육 지원, 사회보장제도, 도로 수리 같은 필수 항목에 비해 투우 경기는 하나의 사치품이 돼버린 것이다.
그러나 스페인 투우 문화를 울리는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투우 팬들을 더 당혹스럽게 하는 것은 스페인의 4600만명에 달하는 인구 중 10%가 거주하는 스페인 북동부 카탈로니아 지역이 오는 7월 중순 투우 경기를 금지하는 법안에 투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스페인에서는 동물 권리 보호론자들이 산페르민 축제를 비난하며 시위를 벌이는 한편 투우 옹호론자들은 투우는 전통적인 문화라고 강조하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현재 스페인의 경제 상황은 높은 신용등급에도 불구하고 ‘제2의 그리스’ 라고 불릴 만큼 악화된 상황.
지난해 스페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적자율은 11.2%에 달한만큼 재정적자를 감안한 투우 축제 축소를 마냥 비판할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1일 스페인의 불투명한 경제전망과 재정적자 감축의 어려움을 이유로 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한 바 있다.
무디스는 또 현재 55%인 스페인의 공공부채율도 2014년 80%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