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전 '백투더퓨쳐'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헐리우드의 천재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하고 '포레스트검프'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탄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이 연출한 공상과학영화였습니다.
영화는 고등학생인 주인공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날아가 부모님의 사랑을 맺게 해준다는 스토리였지요. 스필버그의 위트에 저메키스의 상상력이 더해 엄청난 성공을 거뒀습니다.
당시 관객들은 영화를 보기 위해 서울 단독 상영관이었던 대한극장에서 1시간 넘게 줄을 서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주연을 맡았던 마이클 J. 폭스나 여자 주인공인 리 톰슨의 인기도 높았지만 남성 관객들의 마음을 빼앗은 것은 타임머신으로 이용한 스포츠카 드로리안이었습니다.
은색의 매끈한 디자인에다 위로 열리는 걸윙도어는 남성들의 로망 그 자체였습니다. 80마일 이상으로 속도를 올리면 원하는 시간대로 데려다주는 드로리안은 요즘 말로 '짱'이었지요.
흥미진진하게 진행되는 영화는 마지막까지 관객을 놀라게 했습니다. 영화는 크레딧이 올라가기 전 주인공이 미래로의 시간여행을 떠나는 장면으로 끝납니다.
여기서 남성 관객들의 혼을 또 빼놓습니다. 바퀴가 옆으로 접히면서 하늘을 날아가는 것이지요.
영화 상영 이후 드로리안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진 것은 물론입니다. 흥행에 힘입어 드로리안은 지난해 영국 영화전문지 엠파이어가 선정한 '역대 영화속 명차 톱10'(The Top 10 Movie Cars) 1위에 오르기도 하지요.
드로리안은 미국 GM 부사장이었던 존 드로리안이 별도 회사를 차려 전세계에서 9000대만 한정 생산한 DMC21 모델이었습니다.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관심을 끌었지만 스테인리스 차체의 압박에다 실용성이 낮다는 이유로 판매는 부실했습니다.
드로리안을 보며 설레던 남자들은 이제 로망을 채울 수 있게 됐습니다. 미국 연방항공국(FAA)이 민간 항공기 개발업체 테라퓨지아의 자동차 겸용 항공기인 '트랜지션'을 경량항공기(LSA)로 승인한 것입니다.
도로에서 운전방식은 일반 자동차와 같습니다. 연비는 휘발유 1갤런당 30마일이라네요. 전륜구동으로 에어백도 있답니다.
이 자동차 아니 항공기는 내년 말 상용화가 될 예정입니다. 회사에 따르면 이미 70건의 사전 주문이 들어올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가격은 2억원대로 만만치 않지만 어쨌든 내년에는 '날으는 자동차'를 탈 수 있게 된 셈입니다.
영화에서 보던 것이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하긴 10년 전만 해도 영상통화가 가능한 휴대폰이 대중화되리라고는 쉽게 생각하지 못했었죠.
돈만 많으면 참 재밌게 살 수 있는 세상인데. 결국 돈이 문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