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이 지난 19일 기존 달러 페그제를 폐지하고 관리변동환율제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후 주식, 원자재 및 외환시장은 위안화 절상 기대로 요동쳤다.
미 금융전문지 배런은 22일(현지시간) 위안화 절상으로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 및 원자재 투자 상품 등이 혜택을 입을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2005년 중국이 관리변동환율제를 시행한 후 2008년에 달러 페그제로 전환하기 전까지 위안화는 21% 절상됐다.
21일 위안화 절상 기대로 위안화 가치는 달러에 대해 0.4% 올랐고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증시 항셍지수는 각각 2.9%, 3.1% 급등했다.
위안화 선물 12개월물은 위안화가 2.3% 절상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했고 전문가들은 위안화가 향후 1년간 2~5% 절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만약 위안화가 1년에 5%씩 절상된다면 5년후에는 30%나 가치가 오르게 되는 셈이다.
헤지펀드 커먼웰스 오퍼튜니티 캐피털을 운용하는 아담 피셔는 “인민은행의 발표는 확실히 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위안화 절상 압력을 완화하려는 정치적 의도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장기적으로 볼 때 중국도 경제구조를 재조정해야 할 필요를 느끼고 있기 때문에 결국 위안화는 절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위안화가 절상되면 한국과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각국 정부의 수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환율 개입이 완화될 전망이다.
원자재와 원자재 수출국의 통화 관련 투자상품들도 혜택을 입는다. 중국은 원자재 구매시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위안화 절상으로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중국의 원자재 수입이 늘어나게 된다.
호주달러 선물환과 위안화 펀드를 포함해 S&P 골드만삭스 원자재(GSCI) 석유지수 연동 선물 및 구리 등 원자재 관련 선물 등 원자재 관련 선물이 위안화 절상의 이득을 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세계 최대 광산업체 BHP빌리턴과 세계 3대 광산업체 리오틴토 등 자원업체와 KFC, 피자헛을 운영하는 윰브랜드 및 현대자동차 등 다국적기업들도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력 확대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위안화 절상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고 구매력을 높이기 때문에 중국 내수를 진작시키는 효과가 있다.
정부의 긴축정책 강화로 위축을 보이고 있는 중국증시도 위안화 절상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05년 달러 페그제 폐지 이후 3년간 상하이 종합지수는 230%, MSCI 중국지수는 133%, 홍콩 항셍지수는 49% 급등했다.
모건스탠리는 “위안화 절상은 중국증시 상승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공상은행과 뱅크오브차이나 등 은행주와 차이나반케, 광저우 R&F 부동산 등 부동산 주가 다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도이체방크는 절상 후 항공업체들이 수입비용 및 원료비 절감으로 이익이 급증할 것을 예상해 중국 최대 항공사인 중국남방항공의 목표주가를 20%, 중국 3대 항공사 에어차이나는 15% 각각 상향 조정했다.
위안화 절상이 긍정적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도이체방크는 위안화가 연간 3%씩 절상하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0.2% 감소하고 수출성장률이 0.7%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위안화 절상이 당장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정부의 조심스러운 태도로 위안화 절상도 매우 신중하고 느린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