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기업물가지수(CGPI)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17개월 만에 오름세를 회복했다.
일본은행이 10일 발표한 5월 기업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4% 상승한 103.2로 지난 2008년 12월 이래 17개월 만에 전년 수준을 웃돌았다. 전월에 비해서는 0.1%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전년 동월에 비해서는 0.3%, 전월에 비해서는 0.1% 각각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국의 수요 확대로 원유와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일본 기업물가도 동반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품목별로는 석유ㆍ석탄제품이 전년 대비 30.1% 급등했고 비철금속은 18.0% 올랐다. 이로써 수송용 기기 등 기계제품 가격인하 압력도 약해지고 있다.
일본은행은 지난 달 24일 “일본의 기업물가가 국제 상품가격 급등의 영향으로 완만하게 상승하고 있다”며 “당분간 계속 완만하게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다이이치 생명경제연구소의 후지시로 고이치 부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세계 경기 회복을 배경으로 한 국제 상품가 급등의 영향으로 기업물가는 완만하게 상승하고 있다”며 철강, 화학제품, 석유ㆍ석탄 제품 등의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리스발 유럽 재정위기 우려로 6월 이후에도 기업물가의 상승세가 지속될지는 미지수이다.
일본은행의 스다 미야코 심의위원은 지난 3일 강연에서 “주가가 불안정한데다 원유를 포함한 국제 상품가격도 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 심리 고조로 하락세로 전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다 위원은 또 “향후 이러한 움직임이 강해지면 신흥국ㆍ자원국이나 국제 상품시장에서 자금이 유출돼 국제상품 시세를 더 떨어뜨려 일본을 포함한 주요국의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