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 양국이 주일미군 후텐마 비행장 이전문제를 놓고 대립해오다 결국 기존안대로 오키나와현 안으로 옮기기로 지난 22일 합의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정부는 지난해 9월 정권 출범 직후 “후텐마 기지를 최소한 오키나와 현 밖으로 옮기겠다”며 공언했지만 결국 원안을 수용한 셈이다.
오카다 가쓰야 일본 외상과 존 루스 주일 미국대사는 22일 후텐마 비행장을 나고 시 헤노코의 캠프 슈워브 기지 연안부로 이전하기로 합의했다고 일본 언론이 23일 보도했다. 이는 2006년 당시 일본 자민당 정부가 미국 측과 합의한 기존 안 그대로다.
하토야마 총리는 23일 오키나와현을 방문해 현지 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했으나 주민들의 반발에다 연립 여당인 사민당도 현내 이전에 반대하고 있어 이전 문제의 향방은 더욱 불투명하게 됐다.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는 23일 오키나와를 방문해 나카이마 히로카즈 지사에게 "(후텐마 기지를) 헤노코 주변으로 옮기자고 부탁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당초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데 대해 사과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특히 천안함 사건 등 한반도 정세와 관련, "동아시아의 안보 환경에는 불확실성이 많이 남아있다"며 "이런 와중에 해병대 등 주일미군의 억지력을 저하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나카이마 지사는 "매우 유감"이라며 헤노코 이전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키나와 주민들은 이날 하토야마 총리를 따라다니며 시위를 벌였다. 연립 여당의 일원인 사민당도 오키나와 현내 이전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연립 붕괴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후쿠시마 미즈호 사민당 당수는 "연립여당의 일원으로서 결단코 반대한다"고 말했지만 연립 이탈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며 답변을 피했다.
다만 양국은 오키나와의 지역 정서를 고려해 해병대 훈련의 일부를 현 밖에서 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가 훈련 후보지로 검토하는 가고시마 현 도쿠노 섬에 대해 미국 측이 난색을 표하고 있어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
또 활주로를 기존 안대로 바다를 매립해 만들지, 바다에 말뚝을 박아 상판을 얹는 잔교방식으로 할지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우선 미일 양국은 28일 외교 및 방위담당 각료회의(2+2회의)에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활주로 공법 등에 대해서는 올해 11월 최종 결론을 짓기로 했다.
일본측은 이밖에 헤노코의 환경을 해치지 않는다고 약속하는 내용의 환경 특별협정을 체결하자고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측은 다른 미군 주둔국과의 형평을 고려해 이를 공동성명에 명시하는데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