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 재정폭탄 사태가 재점화하면서 부동자금이 급속히 늘고 있지만 증시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증시가 아닌 채권시장으로 자금이 쏠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CNN머니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3월 이후 투자자들은 수십억달러의 자금을 현금으로 확보한 상태지만 주식을 사는데 사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CNN머니는 분석했다.
뮤추얼펀드 조사기관 트립탭스의 빈센트 델루아르 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지난 1년 이상 증시 상승을 경험할 때도 주식을 사지 않았다"면서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지금 증시에 뛰어들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트림탭스에 따르면 지난 6일 다우지수가 1000포인트 가까이 폭락했던 5월 둘째주에만 124억달러의 자금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식펀드에서 이탈했다.
WNB프라이빗클라이언트서비스의 미키 카자일 파트너는 2008년부터 2년간 이어진 약세장에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상당하다면서 "이들은 공포에서는 벗어났지만 뚜렷한 전략은 없는 상태"라고 평가했다.
인베스트먼트컴퍼니인스티튜트(ICI)에 따르면 2조8780억달러(약 3300조원)의 자금이 단기금융자산투자신탁(MMMF)에 몰려 있는 상태.
전미개인투자자협회(AAII)의 찰스 로트블러트 부사장은 "이는 전체 MMF에 비해 1조달러 적은 것"이라면서 "투자자들은 경제회복과 기업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을 확신하고 싶어한다"고 밝혔다.
그는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상품과 금, 의료업종 같은 전통적인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해리슨파이낸셜그룹의 레이 해리슨 사장은 "개인투자자들은 방황을 이어갈 것"이라면서 "투자자들은 종종 주변 재료와 감정적인 결정으로 시장에 대응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자금이 채권시장에 몰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2009년 3월까지 S&P500지수는 57% 하락했다.
같은 기간 투자자들은 증시와 주식뮤추얼펀드에서 2670억달러의 자금을 자금을 뺐다. 지난 9개월 동안 이탈한 자금만 2500억달러에 달한다.
2009년 증시가 바닥을 친 이후 S&P500지수는 70% 이상 상승했지만 오히려 채권펀드에 자금이 몰랐다.
이 기간 동안 채권과 채권펀드에는 4850억달러가 몰렸다. 반면 주식시장에 같은 기간 유입된 자금은 340억달러에 머물렀다.
트림탭스는 5월 주식시장에서 51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주에만 120억달러가 증시에서 이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