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① 유럽 2차 재정폭탄 사태 어디로

입력 2010-05-17 15:04 수정 2010-05-18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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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폭탄이 더블딥 폭탄으로...L자 성장 불가피

(편집자주: 유럽발 재정폭탄의 도화선이 재점화하고 있다.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각국의 긴축이 결국 경기침체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좀처럼 해결책을 찾기 힘든데다 결국 유로존이 붕괴할 것이라는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유럽의 재정위기 사태와 관련 더블딥 가능성과 외환시장을 비롯한 경제현황을 4회에 걸쳐 분석한다)

(글 싣는 순서)

① 유럽 재정폭탄이 더블딥 폭탄으로

② 바닥뚫린 유로화 추락 어디까지

③ 유럽 경제 디플레 악령 덮치나

④ 갈팡질팡 유로 지도자들 어디로

유럽이 총체적 위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리스에서 시작된 재정위기 사태는 개선되기는커녕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전문가들은 7500억유로에 달하는 구제기금 마련으로 재정위기 사태라는 급한 불은 끌 수 있겠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라고 지적한다.

재정위기에 따른 긴축은 금융위기 이후 회복을 모색하고 있는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으며 이는 결국 더블딥을 피할 수 없게 만드는 족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로존의 상징라고 할 수 있는 유로화의 존립이 불확실하다는 점이 가장 큰 부담이다. 유로 발행기관인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미 시장의 신뢰를 잃은 상태.

▲유로존 GDP성장률 추이(출처: tradingeconomics)

쟝-끌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회원국 채권을 매입하지 않는다고 말한 지 1주일만에 입장을 바꿔 정치적 압력에 굴복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ECB가 회원국 채권을 매입할 경우 시장에 지나치게 많은 돈이 풀려 결국 인플레를 조장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는 다시 물가 압력을 높여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중앙은행의 독립성과 신뢰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ECB가 오히려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중앙은행의 본분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캐스턴 브제스키 ING 애널리스트는 "(금리인상 이후) 사태가 개선된다면 ECB는 영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지금은 ECB의 신뢰성이 정부의 손에 달려 있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일단 재정적자 해결이 급하다는 것은 당연하다. 스폐인은 2012년까지 4490억 유로의 재정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스는 1580억유로, 포르투갈 700억유로, 아일랜드가 690억유로가 필요한 상황이다.

유로존 정치지도자들에 대한 비난도 거세지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시장을 투기세력들의 집합장으로 보는 시각이 불거졌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다르다는 것이다.

유니크레딧의 마르코 아눈지아타 애널리스트는 "유로존의 정치지도자들은 시장이 탐욕적인 투기세력이 모인 곳일 뿐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면서 "바로 그 투자자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지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증시를 비롯해 외환과 채권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적어도 경제가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시장에 줘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난 1981년부터 1993년까지 유럽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25%를 기록했다. 이후 2003년까지 성장률은 2%로 낮아지고 현재는 1%로 추락했다.

헤르만 판롬파위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번 위기는 우리의 약점을 보여준 것"이라면서 "일자리와 사회 시스템을 유지하기에 유럽이 구조적 성장률은 지나치게 낮다"고 말했다.

먼저 전문가들은 인구 5억의 거대시장인 유럽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기업 연 매출의 2~15%를 차지하는 노동·자본·서비스비용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프랑스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유로존 경제를 위한 공통적인 방향을 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가 재정정책을 수립할 때 유로존 차원에서 조정이 이뤄져야 하며 유로존은 거시적인 균형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는 미국경제마저 유럽 폭탄에서 헤어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주말 공개된 미국의 경제지표는 모두 개선됐다. 4월 소매판매는 0.4% 증가해 월가 예상보다 2배나 늘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발표한 산업생산은 0.8% 증가했다. 역시 전문가 전망보다 양호한 수치였다. 그러나 지표 호전에도 미증시는 이틀 연속 급락세를 지속하면서 다우지수는 1.5%가 넘게 빠졌다.

▲미국 GDP 성장률 추이(출처: tradingeconomics)

JP모간체이스의 브루스 카스먼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성장은 예상보다 좋다"면서 "그러나 일반적인 수준으로의 회복은 아직 멀다"고 말했다.

카스먼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미국 경제가 3.7%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 사태로 글로벌경제의 회복이 'V'가 아닌 'L'자 형태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른바 유럽의 돼지들(PIGGS)에 제한된 것이 아닌 미국과 영국으로까지 재정위기가 확산될 수 있다는 것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에단 해리스 북미시장 책임자는 "투자자들은 세계경제의 절반을 차지하는 경제대국이 재정위기에 시달리고 있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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