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② 바닥뚫린 유로화 추락..어디까지

입력 2010-05-17 15:05 수정 2010-05-1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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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2차 재정폭탄 사태 어디로-하락 베팅 급증...달러 대비 1.10달러 무너질 수도

(편집자주: 유럽발 재정폭탄의 도화선이 재점화하고 있다.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각국의 긴축이 결국 경기침체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좀처럼 해결책을 찾기 힘든데다 결국 유로존이 붕괴할 것이라는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유럽의 재정위기 사태와 관련 더블딥 가능성과 외환시장을 비롯한 경제현황을 4회에 걸쳐 분석한다)

(글 싣는 순서)

① 유럽 재정폭탄이 더블딥 폭탄으로

② 바닥뚫린 유로화 추락 어디까지

③ 유럽 경제 디플레 악령 덮치나

④ 갈팡질팡 유로 지도자들 어디로

▲최근 3년간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 추이(마켓워치)
유럽연합(EU)의 구제금융기금 마련에도 불구하고 유로화 가치가 추락을 지속해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로 최저치로 추락했다.

유럽 각국이 내놓은 재정 긴축안이 유럽 경제회복을 둔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됨에 따라 유로화에 대해 투자 매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로화는 17일(현지시간) 달러에 대해 지난 주말 뉴욕 종가 1.2358달러에서 0.002달러 하락한 1.2338달러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 2008년 10월 금융위기 발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로화는 엔화에도 약세를 나타냈다. 유로는 엔 대비 114.38엔에서 114.10엔으로 떨어져 3주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지난 2월 이후 최장 기간 연속 하락 추세다.

달러도 엔에 대해 92.47엔에서 92.29으로 하락했다.

이날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국가들이 긴축재정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유로는 엔에 대해 약세를 보였다.

트리셰 총재는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과 인터뷰에서 "금융위기가 불거진 이후 금융시장은 제2차 세계대전 이래 가장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면서 "유로존 국가들은 재정감축을 위해 비약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유로존 국가들이 그리스와 포르투갈 등 채무위기에 처한 국가들로부터 채권을 사기로 한 결정을 적극 지지했다.

EU와 국제통화기금(IMF)이 마련한 7500억유로(약 9270억달러) 규모의 긴급구제금융 패키지에 따른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긴축 움직임으로 인해 오히려 유럽 경제가 급격히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유로는 지난주 달러에 대해 3.1% 급락했으며 엔에 대해서는 2.1% 하락했다.

이같은 관측에 선물 투자자들은 지난주 달러 대비 유로화 하락에 대한 베팅을 이미 늘린 상태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 11일 외환선물시장에서 헤지펀드를 비롯한 대형 투자자들이 구축한 달러 대비 유로화 숏 포지션(매도) 계약은 11만3890건을 기록했다. 이로써 유로 숏 포지션은 3주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쿤 고 ANZ내셔녈뱅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럽 지도자들이 유로존의 신뢰를 회복시키는데 실패했다는 사실이 매우 우려스럽다"면서 "시장은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 긴축안이 경제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션 캘로우 웨스트팩뱅킹 선임 외환 전략가는 "유로 가치가 하락을 멈추고 단기간내 상승하지 못할 것"이라며 "유로화 문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앞서 스위스 최대 은행 UBS는 지난 15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EU 재무장관들이 유로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대규모 긴급 지원안을 마련했지만 유로화 가치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면서 유로 가치가 달러와 같아지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UBS는 보고서에서 "달러 대비 유로 가치가 내년 1.10달러대로 추락하거나 더 심하면 유로가 달러보다 더 떨어지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자산운용회사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도 보고서에서 "EU 구제안으로 유로존이 일단 위기 상황은 모면했으나 근본적인 문제가 해소된 것은 아니다"면서 "재정위기에 처한 유럽 국가들이 더 많은 지원을 요구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또 "상황이 더 악화되면 일부 부채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독일 코메르츠방크도 보고서를 통해 "유로화가 차츰 안정을 회복해 연말까지 지금의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하면서도 "ECB의 신뢰가 계속 떨어져 재정 안정화 지원이 어려워지는 등 상황이 악화되면 유로 가치가 더 주저앉아 달러와 등가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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