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④ 재정위기 해결책 마련한 유럽...경제는?

입력 2010-05-10 14:44 수정 2010-05-11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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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세계경제...유럽발 악재 이겨낼까-남유럽 불안은 여전

(편집자주: 유럽 국가들이 재정위기 사태 해결을 위해 7500억유로 규모의 자금 조성에 합의하면서 금융시장 불안이 일단 진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단순한 유동성 공급이 아닌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유럽 재정폭탄 속에 시장의 관심은 다시 글로벌 경제의 펀더멘털에 집중되고 있다. 4회에 걸쳐 미국·중국·일본·유럽 등 주요 지역의 경제 상황을 긴급 점검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美 경제 위기 끝났나

② 중국, 세계 경제의 기관차될까

③ 일본 경제 회복은 언제

④ 재정위기 해결책 마련한 유럽...경제는?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유로화 안정을 위해 7500억유로(약 1120조원) 규모의 대규모 구제금융기금 마련에 합의해 일단 세계 금융시장을 진정시켰지만 유럽 경제가 벼랑 끝에 몰린 것이 아니냐는 우려는 여전하다.

EU 27개국 재무장관들은 1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가진 긴급회의에서 그리스의 채무위기가 다른 유럽국가로 확산되는 것을 막고 유로화를 지키기 위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이 4400억유로, EU가 600억유로 등 총 5000억유로를 조성하기로 합의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IMF도 이날 그리스 지원에 대해 앞서 제시한 300억유로 외에 2200억유로를 추가해 총 2500억 유로를 부담하기로 했다.

이는 그리스를 비롯한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를 진정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로화에 대한 신뢰가 붕괴되고 있다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이 부각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유로화 가치는 지난주 그리스 재정위기가 유럽 전역으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로 달러 대비 4.1% 급락하며 월가 금융위기가 최고조로 치달았던 지난 2008년 10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바 있다.

▲유로존 연간 GDP 추이

EU 재무장관들은 이날 구제금융기금 조성에 합의함에 따라 하락하고 있는 유로화 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실제로 그리스 지원방안에 대한 합의가 도출된 후 유로화는 약세에서 벗어나 반등에 성공했다.

도쿄외환시장에서 이날 유로 가치는 달러에 대해 지난주 뉴욕종가 1.2755달러에서 1.2924달러로 올랐다.

엘레나 살가도 스페인 재무장관은 이날 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유럽의 안정을 위해 상당한 금액을 조성키로했다"면서 "EU는 금융 안정성 확보를 위해 헌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제2위 금융회사 미즈호트러스트&뱅킹의 다나카 마사히데 상임 투자전략가는 이번 그리스 지원에 대해 "그리스 위기 확산과 유로존 붕괴를 예방하기 위해 세계 금융시장이 움직인 것"이라면서 "이는 유로화 반등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전망했다.

IMF가 추가 지원에 나서기로 하는 등 전 세계가 유로존 안정화에 안감힘을 쓰고 있지만 이번 지원이 그리스 사태를 매듭짓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감과 출범 11년을 맞은 유로존 자체의 붕괴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유로존은 IMF 개입과 더불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를 비롯해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영란은행(BoE), 스위스 중앙은행 등도 달러 스와프 기구를 설립해 지원에 나섬에 따라 '회원국 문제는 스스로 해결한다'는 원칙을 파기해 유로화 존재 자체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ECB는 또 사태 안정을 위해 유럽 국가는 물론 국채와 회사채 매수를 통해 민간 채권시장에 개입하기로 했다.

게다가 위기의 원인인 남유럽 국가의 재정 적자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아 세계 금융시장 안정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포르투갈은 재정적자 추가 감축을 약속했다. 포르투갈 정부는 올해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7.3%로 감축하기로 했다. 이는 당초 올해 재정적자 감축 목표치인 8.3%에 비해 1%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스페인도 포르투갈과 함께 재정적자 감축에 박차를 가하기로 약속했다. 스페인 정부는 지난해 11.2%에 달했던 GDP 대비 적자 규모를 올해 9.3%까지 줄이고 내년에는 6.5%로 축소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유로화를 쓰지 않는 영국이 구제금융 대출 보증안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혀 이번에 마련된 유로화 안정기금 실현에 진통이 예상된다.

한편 이날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유럽계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는 그리스발 재정위기가 스페인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밝혔다.

미국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스페인 정부의 재정적자 축소 계획은 신뢰할 수 있고 경제 펀더멘탈도 양호하다"며 스페인 전염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주장했다.

다만 미국계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유로존 GDP 전망치를 1.7%에서 1.4%로 낮춰 잡았다. 이는 긴축정책으로 경제성장이 둔화될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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