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유럽 국가들이 재정위기 사태 해결을 위해 7500억유로 규모의 자금 조성에 합의하면서 금융시장 불안이 일단 진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단순한 유동성 공급이 아닌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유럽 재정폭탄 속에 시장의 관심은 다시 글로벌 경제의 펀더멘털에 집중되고 있다. 4회에 걸쳐 미국·중국·일본·유럽 등 주요 지역의 경제 상황을 긴급 점검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美 경제 위기 끝났나
② 중국, 세계 경제의 기관차될까
③ 일본 경제 회복은 언제
④ 재정위기 해결책 마련한 유럽...경제는?
세계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던 미국이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추진력을 상실하고 유럽이 막대한 재정적자로 인한 소버린리스크(국가재정위험)가 확대될 조짐을 보이면서 중국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중국 경제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른 경기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6.2%로 추락한 이후 다시 상승세를 보이면서 올해 1분기 11.9%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성장률 목표를 8%로 잡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10%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물류구매연합회(CFLP)가 지난1일 발표한 4월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는 55.7을 기록하면서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제조업 PMI지수가 50을 넘으면 경기가 확장 국면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중국의 PMI지수는 14개월 연속 확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13억 인구의 거대 시장을 가진 중국 내수도 지난해 ‘쟈덴샤상(家電下鄕)’, ‘이지우환신(以旧換新)’ 등 정부의 내수촉진책에 힘입어 증가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1360만대 규모로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했으며 올해 15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휴대폰 시장에서도 매월 이동통신 가입자 수가 1000만명씩 늘고 있으며 시장 조사기관들은 올해 중국 휴대폰이 1억7000만대 판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수는 지난 1분기에 4억400만명을 기록했고 현재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인터넷 이용률이 전체 인구 중 약 30% 정도밖에 안돼 성장 가능성이 무한하다.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회장은 “중국이 오는 2011년에 시작되는 12차 5개년계획에서 내수진작에 중점을 둔다면 중국이라는 새로운 시장 수요가 미국을 대신해 글로벌 경제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타오동(陶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국민들의 부동산 및 자동차 구입 등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민간소비가 2020년 GDP의 23.1%에 달해 미국의 22.9%를 능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또 “중국의 민간소비가 앞으로 10년간 세계 경제의 최대 이슈로 부각될 것”이며 “민간소비가 크게 늘면서 전 세계의 무역, 소비 및 성장의 불균형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소비판매는 지난해 전년 대비 17%나 증가했고 향후 2년간 평균 12%의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중국 경제가 글로벌 경제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부동산 경기과열 및 인플레이션 압력 등 버블 위험성을 극복해 연착륙에 성공한다면 중국 경제가 글로벌 경기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중국 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도 만만치 않다.
‘닥터둠’으로 불리는 마크 파버 박사는 "중국 증시와 글로벌 원자재 가격 하락세는 중국 부동산 시장의 붕괴를 암시하고 있다”면서 “중국경제는 부동산 버블의 붕괴로 9~12개월 안에 붕괴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혔다.
미국 엔론 파산 가능성을 처음으로 예상해 유명해진 짐 채노스 키니코스 어소시에이츠 CEO도 “중국 GDP의 60%는 건설부문에서 나올 만큼 중국 경제성장에서 부동산의 비중이 크다”면서 “중국 부동산 시장 버블은 두바이보다 1000배나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경기는 올해 하반기에 전반기에 비해 성장이 위축될 전망이기 때문에 중국의 연착륙 성공여부가 더욱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유럽 각국이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긴축정책을 펼치기 시작하고 있으며 중국도 부동산 경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각종 부동산 규제안을 내놓고 시중은행 지급준비율을 인상하는 등의 출구전략을 내놓고 있다.
타오동 이코노미스트는 “5월안에 중국 정부가 위안화 환율 절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면서 “위안화 절상과 소득인상으로 인해 무역 불균형이 개선되고 중국 내수가 확대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