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① 유럽발 재정폭탄 재점화...위기 어디까지

입력 2010-04-28 08:23 수정 2010-04-3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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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신용등급 하락 릴레이 이어지나

(편집자주: 유럽 주요국의 재정위기 여파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그리스와 포르투갈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초토화되고 있다. 문제는 이들 국가들의 위기가 쉽게 해결되기 힘들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4회에 걸쳐 유럽발 재정위기 사태의 원인을 짚어보고 해결책을 모색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유럽 신용등급 하락 릴레이 이어지나

② 재정적자 미국도 안전하지 않다

③ 유로존, 그리스 지원 해결은 언제

④ 바닥뚫린 유로화 위기설 대두

유럽발 재정위기 폭탄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로존 국가들에 지원을 요청하면서 잠잠해지는 듯 했던 유럽 재정위기 폭탄이 재점화하고 있는 것이다.

사건의 발단은 국제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제공했다. S&P는 27일(현지시간)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정크본드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그리스의 신용등급은 3단계 하향조정돼 'BB+'로 강등됐고 전망 역시 '부정적'으로 책정됐다. 앞으로도 추가 하향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것을 시사한 셈이다.

S&P는 포르투갈 역시 신용등급을 두 단계 하향조정했다. 포르투갈 자국통화 및 외화 표시 장기국채 신용등급은 기존 'A+'에서 'A-'로 한 번에 2단계 하향됐다.

이날 그리스와 포르투갈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것이지만 하락 폭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국가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하면서 한번에 3단계를 끌어내린 것은 사례를 찾기 힘들 정도다.

유럽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직격탄을 맞은 것은 증시다.

주요 18개국 가운데 아이슬란드를 제외한 17개국이 약세를 면치 못했고 스톡스유럽600 지수는 전일 대비 3.1% 급락한 261.6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26일 이후 5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빠진 것이다.

신용등급 하락의 당사자인 포르투갈 증시의 PSI-20 지수는 5.36% 하락한 7152.42로 18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고 그리스의 ASE 지수 역시 6% 급락했다.

영국증시와 프랑스, 독일 증시 역시 각각 3%내외의 낙폭을 기록했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해결되기는커녕 추가 등급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유럽연합(EU)과 IMF에 45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요청한 그리스는 물론 포르투갈의 신용등급이 하향되면서 유럽 국가의 연쇄부도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연쇄부도 우려는 외환시장에 여실히 반영됐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주요 통화에 대해 일제히 약세를 면치 못했다.

▲그리스와 포르투갈의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유럽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유로/달러 환율은 1.6% 급락해 1.3175달러를 기록했다. 유로/달러 환율이 1.32달러선을 밑돈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이다.

유로는 엔에 대해서도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유로/엔 환율은 2.5% 폭락한 122.57엔으로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유로의 약세가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리스 사태가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외환시장에 미칠 파장 역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리차드 프라눌로비치 웨스트팩뱅킹 선임 외환 투자전략가는 "유럽 지역의 파멸 조짐이 보인다"면서 "유로화는 달러에 대해 1.30달러선은 물론 1.25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로존을 상징하는 유로화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무너질 경우 유로존 자체에 대한 붕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시장의 관심은 그동안 '제2의 그리스'로 불리던 포르투갈의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다음 타자는 누가 될 것인가에 집중되고 있다.

시장은 이른바 '유럽의 돼지들(PIIGS)'로 분류되고 있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아일랜드가 뒤를 이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스페인의 국가 신용등급이 하향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의 윈 틴 외환투자전략가는 "그리스와 포르투갈에 대한 등급 하향은 예상보다 공격적이었다"면서 "포르투갈이 공격을 당했다면 스페인 역시 조만간 등급이 내려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로존이 와해될 것이라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유로존이 분해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이번 재정위기 사태가 유로존의 미래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스페인 마저 신용등급이 하향되면 유럽 대륙 전체가 재정위기 폭풍에 휩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사태가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EU와 유럽중앙은행(ECB) 등 유럽을 대표하는 기관들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다.

최근 독일이 그리스에 대한 지원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EU가 무슨 역할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는데다 ECB 또한 회원국들의 재정 위기를 방치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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