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와 부총재보 인사를 늦어도 내달 안에는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후임 구도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일단 금통위원에는 외부 인사가 오지만 부총재보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내부승진을 기정사실화해 연쇄 인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총재는 최근 "현재 국장들의 능력을 평가하겠다"고 밝혀 의외의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우선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지난 24일로 임기를 끝내 공석인 박봉흠 위원 후임이 누가 될지 여부다.
금융권에서는 대한상공회의소가 박 위원 후임을 추천할 수 있어 관료 출신이 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따라서 이미 은행연합회가 한국은행 부총재를 지낸 심훈 전 금융통화위원의 후임으로 관료 출신인 임승태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이 선임되면서 또 다시 관료 출신이 오른다면 7명의 전체 성향은 전임 이성태 총재 시절과는 크게 달라진다.
이 전 총재 시절에는 이 전 총재, 이주열 부총재, 심훈 위원이 물가안정을 중시하는 ‘매파’로, 박봉흠 위원(기획예산처 장관 출신), 김대식 최도성 강명헌 위원(이상 교수 출신)이 성장을 중시하는 ‘비둘기파’로 분류돼 3대4 정도의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하지만 청와대 경제수석 출신인 김중수 총재의 취임과 관료출신 위원 2명의 가세로 ‘김중수 금통위’는 비둘기파가 6명으로 압도적 다수를 점하는 구도가 만들어진다.
중앙은행의 최고 결정기구인 금통위의 중심축이 한쪽으로 과도하게 쏠리면서 견제와 균형보다는 정부와의 긴밀한 정책공조쪽으로 기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현재 하마평으로 오르는 인물은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차관을 지낸 김석동 농협경제연구소 대표와 고려대 출신으로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 장관을 지낸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 임영록 전 재경부 차관 등이다.
송창헌ㆍ이광주 등 두 명의 부총재보가 지난 9일 퇴임하면서 후임 부총재보 인사도 관심을 끌고 있다.
금통위원은 외부 인사가 유력하지만 부총재보 인사는 김 총재가 내부승진을 기정사실화해 연쇄 인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김 총재는 최근 한은 출입기자들과 만찬에서 “인사를 하다보면 장점이 강조되는 경우도 있고 단점이 없는 사람을 구할 수도 있는데, 가능하면 장점이 있는 사람을 구하고 싶다. 내부인사에선 (그 사람에게) 무슨 장점이 있는지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보다 자신의 업무에서 발군의 실력을 갖춘 사람을 우선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김 총재는 OECD 대사로 재직할 때도 “기회비용만큼 기여하지 못하는 구성원이나 조직은 그 가치가 없다”며 직원들에게 경쟁력을 갖출 것을 주문했었다.
또 부총재보 외부영입 가능성에 대해 그는 “적당한 인사가 있다면 고려해보겠지만 내부승진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부총재보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로는 두 부총재보의 담당 업무를 수행했던 장세근 총무국장, 유종열 기획국장, 안병찬 국제국장, 이응백 외화자금국장 등이다.
하지만 신임 총재가 직군을 뛰어넘는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도는 상태다.
이 경우 전한백 금융결제국장, 김명기 경제통계국장, 정희전 정책기획국장 등도 부총재보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중수 총재가 취임한지 한달도 채 안돼 국내는 물론 해외일정까지 빡빡하게 움직이고 있어 후임 인사도 늦어지는 것 같다”며 “시간이 조금 늦더라도 새 인사에 대해 논란이 없도록 신중하고 공평하게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