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유업계 경영환경은 다양한 기회와 위협이 상존하는 '行路難 多岐路(가는 길이 험하고 여러 갈래)'가 될 전망이다. 이에 SK에너지와 에쓰오일 등 국내 정유업체들은 2010년 경영계획을 경기 상황에 연동하는 '시나리오형'으로 짜고 있다.
또한 구 사장은 각 사업부문별 올해 매출 및 영업이익 목표에 대해 현실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SK에너지는 윤활유 영업이익이 분기별로 700~800억원에 달했으나 지난 4분기에는 440억원에 그쳤고 올해 목표는 연간 2000억원으로 잡고 있다.
이와 관련 구 사장은 "지난 2008년에 올렸던 윤활유 사업실적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제품가격 상승에 기인한 특수효과가 작용했다"면서 "과거와 같은 실적은 달성하기 어렵지만 연간 2000억원 달성은 보수적이 아닌 현실적으로 세운 목표"라고 설명했다.
SK에너지의 석유사업 부문은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석유사업 영업이익은 349억원으로 전년(1조2425억원) 수준에 비해 대폭 감소했다.
이날 SK에너지 고위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석유사업의 정제마진이 좋지만 CDU(원유정제시설) 가동률은 작년 수준과 비슷한 70% 수준에서 유지할 계획"이라며 "수익성을 확보하는 최적의 가동률로 운영하고 확실한 마진이 확보될때만 가동률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아흐메드 에이 수베이(Ahmed A. Subaey) 에쓰오일 CEO도 임직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23일 서울 청계산 새해맞이 등반 행사에서 "올해는 미래 성장동력 핵심사업인 온산공장 증설 프로젝트에 집중적인 투자가 집행되는 시기"라고 밝히고 "적기에 석유화학사업을 확장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여 미래 이익창출의 기반을 구축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S-OIL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는 총 투자비 1조4000억원을 들여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공장을 건설하는 대규모 투자 사업이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도 올 초 시무식에서 "올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지만 불황을 타개하는 것은 사람의 몫"이라며 "비용대비 수익이 탁월한 사업에 아낌없는 투자로 새로운 재원을 창출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도 "경기에 연동한 경영계획은 지속적으로 펼쳐 왔다"고 말해 올해 유화업계의 화두인 시나리오경영 체제를 입증했다.
한편,포스코 경영연구소(POSRI)는 어제 발간한 '2010 국내외 주요기업 전략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올해 국내 34대 기업 가운데, 67.7%가 경기와 연동하는 시나리오 경영, 즉 '시계확보 뒤 공격형'이 대세라고 밝혔다.
국내 기업들의 경영환경은 '肯(긍정)과 否(부정)','浮(부상)와 沈(침체)'이 혼재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의 미래전망도 완만한 회복에서 더블딥에 이르기까지 크게 상반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의 더블딥 가능성과 신3고(高), 즉 원고, 고금리, 고원자재가격 등 주요 리스크 요인에 대응하여, 리스크 관리에 만전에 기해야 한다는 것.
포스리는 미래 석학 50인이 쓴 저서 'What's next? 2015'를 소개하면서 "미래는 예측 가능한 것이 아니라 다만 순간순간 적응해야 할 도전의 대상이라고 한다. 그 만큼 기업으로서는 예측 불가능한 미래환경에 대응한 시나리오 경영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