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전 회장 경영복귀 속도 낼까?

입력 2010-01-22 17:31 수정 2010-01-2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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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복귀 관측도…창업주 기념식에 시선 집중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경영복귀 시기가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당초 재계 일각에서는 지난해 말 사면복권 된 이건희 전 회장의 경영복귀를 오는 2011년 7월6일 동계올림픽 개최 도시 선정 이후로 예상했다. 동계올림픽유치를 위한 특별사면인 까닭에 올림픽 유치의 성과를 거둔 이후 자연스럽게 명예회장으로 복귀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이 전 회장의 행보를 근거로 빠르면 올해 상반기 안에도 경영복귀가 가능하지 않겠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가운데)이 올해 초 미국 라스베가스에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장을 들어서고 있다.

무엇보다 이 전 회장 본인이 지난 21일 경영복귀 계획을 묻는 기자들에게 "'생각중' 이라고 말하면서 '경영복귀 임박설'에 불을 지폈다. 이 전 회장의 이 같은 말은“경영복귀 문제는 아직 멀었다”고 하던 지난 미국 소비자가전전시회에서의 발언과는 차이가 난다.

삼성그룹은 조심스런 입장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생각 중'이라는 말 자체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면서도 “심각한 의미가 아니라 (이건희 전 회장이) 승용차에 오르다 기자들의 질문에 지나가면서 한 이야기”라고 말해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삼성그룹내 일부에서 이 전 회장의 '경영복귀 임박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앞서 지난 미국가전 전시회에서 이건희 전 회장이 이부진 삼성에버랜드 전무(호텔신라 전무 겸임)와 이서현 제일모직 전무(제일기획 전무 겸임)과 손을 잡고 등장한 한 컷의 사진을 두고 나오는 해석이다.

삼성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주요 신문에 보도된 그 사진을 보고 삼성맨들이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면서“딸들의 손을 잡은 모습보다 이 전 회장과 거리를 조금 두고 뒤에서 있는 이재용 부사장의 모습은 모르기는 해도 삼성맨들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를 테면 지난해 삼성그룹의 정기인사 후 소위 '이재용 체제'가 시작됐다는 시각이 삼성 안팎에서 주를 이뤘는데, 한 컷의 사진이 전달한 메시지는‘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으로 읽혔다는 의미이다.

이는 이 전회장이 지난 2008년 4월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삼성이 컨트롤타워의 부재에 따른 경영상의 직ㆍ간접적인 어려움을 해소하는 한편,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이 전 회장이 다시 나서야 한다는 명분론이 삼성 안팎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이다.

실제로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도 지난 7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0' 기자간담회에서 이건희 전 회장과 관련해“모시고 해야 할 일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해 경영 복귀를 암시하기도 했다.

일단 이 전 회장은 지난해 12월 말 특별 사면복권이 이뤄지면서 대외 활동에 대한 제약이 모두 풀린 상태이다. 경영복귀에 걸림돌은 없다는 것이다.

오는 2월 12일은 삼성의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의 탄생 100주년이다. 삼성그룹은 이병철 창업주 100주년을 전후해 음악회와 기념식, 학술 포럼, 어록 기념책자 발간, 삼성효행상 시상식 등 다채로운 기념행사를 갖는다.

삼성그룹 관계자는“고 이병철 회장의 인간적인 면모와 경영성과를 강조하고, 대한민국 경제 발전과 문예 진흥이라는 그 분의 유지를 계승, 발전시키는 차원에서 다양한 기념행사를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건희 전 회장도 고 이병철 회장의 기념행사에 참석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 시기를 기점으로 해서 고 이병철 회장의 유지계승을 명분으로 이건희 전 회장의 경영복귀 시기가 윤곽을 드러낼 것인지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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