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훼미리마트와 한국마이팜제약은 최근 협약을 체결하고 숍인숍(shop-in-shop) 형태로 편의점과 약국을 동시에 운영하는 복합 매장 사업모델을 검토중에 있다.
양사는 현재 시장 조사와 사업 타당성 검토 과정을 거쳐 보다 구체적인 세부안을 작성, 올 상반기내 마이팜제약 전국 체인약국중 지역거점 역할이 가능한 2~3곳에서 시범적으로 점포운영을 한다는 계획이다.
훼미리마트는 '약국내 편의점'은 기존의 마트내 약국이 입점해 있는 드럭스토어와는 차별화된 점포 형태로 소비자들이 늦은 시간에도 편의점을 통해 약을 구입할 수 있고 전문 약사를 통해 약품이 판매되므로 일반인 대상 약 판매도 문제가 되지 않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훼미리마트 관계자는“'약국+편의점'은 약사가 사업자를 내고 가맹주가 되는 것으로 의약품을 제외한 편의점 품목은 약사가 고용한 일반 직원들이 판매하고 약사는 조제를 포함한 의약품만 취급하게 하는 방식으로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일반약 슈퍼 판매와도 전혀 무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약국내 편의점'이 '매장내 약국입점'이라는 유사한 사업방식을 적용했던 국내 드럭스토어의 최근 트렌드를 비춰볼 때 경쟁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드럭스토어 개념을 국내에 도입해 운영 중인 올리브영의 경우, 편의점내 약국 방식의 사업에 대해 경쟁력이 미비하다고 판단, 최근에는 오히려 뷰티쪽을 강화시키고 있다. 올리브 영은 전국에 72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약국 입점매장의 경우 기존 5-6개에서 현재 2개로 줄어든 상태다.
관련업계 일각에서는 이 사업이 약사의 전문성 약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편의점내 약국은 결국 드럭스토어와 같은 개념으로 일반물품 판매까지 신경쓰다 보면 각종 연수, 약학공부를 게을리 하는 등 약사들의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어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약사 채용 문제와 기존 당번약국제와 응급실 시스템 등의 중복으로 실효성 및 경쟁력이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건강세상네트워크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언제든 약사를 통한 의약품 구입이 가능해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약국+편의점' 의 조제시스템이 일반약국과 동일하다는 것이 전제가 돼야 하며 철저한 분업화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관계자는“취지는 기발하지만 현재도 지역별로 당번약국제를 통해 늦은 시간까지 약국이용이 가능하고 새벽시간에는 병원 응급실을 이용하기도 해 겹치는 부분이 많다”며 “특히 당번약국제는 심야 근무가 가능한 약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이 많은데 과연‘편의점 약국’이 약사를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당번약국제는 지역단위 약국간에 일주일에 1~2번 당번을 정해 심야(10시~11시) 및 공휴일에 의무적으로 약국 문을 열게 하는 제도로 지역주민의 의약품 구입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약사회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해 오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당번약국을 아예 법제화하는 법안까지 등장, 국회에 계류중이다. 만약 법안이 통과될 경우 '약국내 편의점'의 사업성은 그만큼 떨어질 것이라는 게 제약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여기에 최근 대한약사회 김구 회장도 지난 14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밤 늦게까지 영업을 하는 대형 할인점 입점 약국들에 대해 정부와 약사회가 지원책을 마련하고 보다 많은 대형 할인점에 약국을 입점시키는 노력을 하겠다고 언급,'약국내 편의점'의 차별화 전략도 퇴색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밖에 훼미리마트와 파트너십을 맺은 마이팜제약은 의약분업 이후 무리하게 추진했던 사업 확장 등에 따른 경영난으로 지난 2005년 한 차례 부도를 맞은 바 있어 향후 사업 진행에 따른 기업 신용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한 편의점업체는 과거 마이팜제약으로 부터 이미 이번 사업 관련 제안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으며 부도 전력, 낮은 인지도, 수익창출 가능성 미비, 현실성 낮은 PB상품 개발계획 등의 이유로 제안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훼미리마트측은 사업 진행건에 있어서 현재 확정단계가 아닌 진행중인 사항이라며 말을 아꼈다. 양사는 조만간 보도자료를 통해 구체적인 사업안을 발표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