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련컨소시엄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자력발전소 수주로 컨소시엄 참여 업체들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7일 산업계에 따르면 UAE 원자력공사는 이날 원전 프로젝트 최종 사업자로 한국전력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한전이 주도하는 이번 컨소시엄에는 현대건설, 삼성물산, 두산중공업 등 국내 기업과 미국 웨스팅하우스, 일본 도시바 등이 참여하고 있다.
사업총괄 및 발주는 한전과 한국수력원자력이, 설계는 한국전력기술, 주기기 및 원자로 설비는 두산중공업, 주설비공사는 현대건설, 삼성물산, 발전정비는 한전KPS 등이 담당하고 있다.
이번 원전 수주로 한전은 직접적인 수혜뿐만 아니라 그동안 국내 시장에 한정된 저성장 사업구조를 견실한 성장의 사업구조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원전 준공 이후 운영을 통한 장기 수익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자체기술의 수출형원자로 'APR1400'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전세계 원전은 미국, 프랑스, 일본, 러시아의 일부 국가에서만 수출이 가능할 정도로 진입장벽이 높다. 특히 그동안 원전 수출 경험이 없어 경쟁국과의 수주전에서 번번히 고배를 마셔야 했다.
그러나 이번 수주로 한전은 낮은 원전 건설단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향후 해외 원전 입찰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수 있게 됐다.
두산중공업은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 핵심 기자재 공급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0년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원전 기자재를 공급했던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자재를 만들 핵심 소재인 주단조 소재를 자체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또한 작년 미국에서 발주한 신규 원전 프로젝트의 핵심 주기기를 수주했고 같은 해 5월 중국핵공업집단공사(CNNC, China National Nuclear Corportion)와 중국내 원전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원전 기자재 수주를 이어 왔다.
원전의 시공은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55대 45의 비율로 담당하게 될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1971년 국내 첫 원전인 고리1호기를 건설한 이후 현재까지 국내에 가동중인 원전 20기 중에서 60%에 해당하는 12기의 시공을 맡아왔다. 현재 건설 중인 원전 6기 중 4기를 시공중이기도 하다.
특히 현대건설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가압경수로(PWR, Pressurized Water Reactor)와 가압중수로(PHWR, Pressurized Heavy Water Reactor)를 건설한 경험이 있으며, 고리 1호기 증기발생기 교체 등 원전 성능개선 공사와 사용후 연료 저장시설도 시공하는 등 다양한 원전 관련 시공 경력을 갖추고 있다.
삼성물산 역시 2004년에는 울진 5호기, 2005년에는 울진 6호기(각각 1000㎿급)를 완공하고 현재 신월성 1·2호기를 시공하는 등 원전 건설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물산은 울진 원전 5·6호기 건설 과정서 '반자동용접(FCAW) 방식을 적용한 응축수 탱크 설치기술'로 과학기술부 주관 원자력 안전마크를 수상했고, 2006년에는 한국원자력 연차대회에서 한국원자력 기술상 금상을 수상하는 등 원전 시공능력을 인정받았다.
삼성물산은 또 2007년에 경북 경주시 양북면에 들어서는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주설비 공사를 수주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수주로 국내 원전기술의 경쟁력을 전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면서 "향후 다양한 사업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원전 계약 규모는 직접 건설 비용이 200억 달러, 완공 뒤 운영·연료봉 공급·폐기물 시설 등 후속 부문이 200억 달러 등 모두 400억 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직접 건설비용 200억 달러는 원화로 22조원 정도로 NF소나타 100만대 또는 초대형 여객기 에어버스 A380 62대, 30만t급 유조선 180척의 수출 가격과 맞먹는 엄청난 액수다.
또 건설 과정에서 필요한 인원만 해도 11만명으로 예상되며 국내 고급 원자력 관련 기술 인력이 대규모로 UAE로 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