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차 한미 재계회의를 앞두고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재계 최대 현안중 하나인 한미FTA의 비준 처리를 위한 전경련의 행보에 힘이 실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경련은 11월 한국과 미국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FTA 비준안의 내년중 처리를 위한 미국내 분위기 조성을 위해 다음 달 초 워싱턴을 방문할 예정이다.
전경련은 이번 회의에 조석래 전경련 회장을 비롯해 4대 그룹에서는 신헌철 SK에너지 부회장, 안병모 현대기아차 사장, 김인철 LG생명과학 사장, 안승호 삼성전자 전무 등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개최된 제21차 한미 재계회의에 4대 그룹에서 구본준 LG상사 부회장, 서병기 현대자동차 부회장, 황창규 삼성전자 사장 등이 참석한 것에 비해 격이 한 단계 낮아졌다는 평가이다.
특히 이번 22차 한미 재계회의의 핵심 의제가 한미FTA 비준 문제라는 것을 놓고 볼 때 삼성전자 김현종 해외법무담당 사장의 불참은 아쉬운 대목이다.
3년 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거쳐 지난 3월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긴 김현종 사장은 2007년 4월 한미 FTA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은 장본인이다.
전경련은 "김현종 사장의 참석을 막판까지 조율했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서 이번에 불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22차 한미 재계회의가 당초 6월 예정이었다가 신종플루 확산 등에 따라 11월로 한차례 연기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오히려 효성그룹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불거지면서 전경련의 수장인 조석래 회장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재계의 일각의 분위기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조 회장이 (효성그룹 의혹으로) 편한 상태가 아니지 않느냐"면서 "회원사들도 (전경련에) 힘을 실어 줄 형편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경련 관계자는 "한미 재계회의에 신헌철 SK에너지 부회장 등 주요인사들이 참여할 예정"이라면서 "누가 전경련 위상하락을 말하는지 의문"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각종 의혹이 제기됐던 국정감사는 끝났지만 검찰은 최근 효성그룹 조석래 회장 일가의 해외 부동산 관련 의혹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