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업, 희귀금속 자원 경쟁 '걸음마'

입력 2009-09-1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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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일본 선점 경쟁 불구 한국은 현황 파악 급급

석유와 천연가스·광물에 이어 전세계적으로 부존량도 적고 생산도 지역적으로 제한돼 있는 희소금속을 놓고 전 세계적으로 자원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은 아직 체계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한 채 현황 파악에 급급한 것을 파악됐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지식경제부는 한국광물자원공사를 비롯해 LG상사 등 국내 자원개발 기업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희소금속 확보에 대한 간담회를 가졌으나 당초 예상과 달리 구체적인 전략방침은 논의되지 못했다.

특히 핸드폰 등에 포함된 희소금속을 재활용하기 위한 도시광산 사업 등 기존의 사업전략과 각 기업들의 희소금속 개발 추진 실태를 파악하는데 그쳤다.

지경부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는 국내 희소금속 수요 및 개발현황 등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자리였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향후 희소금속 확보 전략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과 중국 등이 희소금속 확보를 위해 전략을 제시하거나 수츨을 금지하는 등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는 것과 비교해 우리나라가 아직 희소금속에 대한 현황파악 조차 미흡하다는 것은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날 간담회에서도 기업들은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리튬2차이온전지'의 원소재인 '리튬광산' 개발에만 관심을 보였을 뿐 희토류 등 다른 희소금속에 대한 관심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경부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도 관심이 많으나 희소금속의 특성상 종류는 많으나 부존량은 적어 사업진출을 위한 정보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다만 리튬의 경우 LG상사와 광물공사가 발빠르게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정부의 통합전략 마련도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희소금속 확보 전략방안은 크게 리튬광산 개발 등 해외자원개발과 비축, 도시광산 사업과 같은 재활용, 대체재료개발 및 소재산업 육성 등 4가지로 나눠진다. 그러나 세분화된 전략만큼 담당 부서도 나눠져 있어 통합전략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것.

희소금속 자원개발은 지경부 내 광물자원팀이, 도시광산 등 재활은은 '산업환경과'가, 희속금속 수급 및 소재산업육성은 '철강화학과'에서 각각 담당하고 있으며, 비축은 조달청에서 담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제대로 된 전략을 갖추기 위해선 3개과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해 보인다. 철강화학과가 희유금속에 대한 국내기업의 수급현황 파악과 소재산업육성 전략을 세우면 광물자원팀과 산업환경팀이 개발과 재활용 전략을 함께 논의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경부는 아직 태스크포스(T/F)팀과 같은 구성 계획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다만 이번 간담회를 통해 광물자원팀을 중심으로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해 나가겠다는 방침만 세웠다.

지경부 관계자는 "산업생태계, 즉 재활용기술 개발과 사용량 저감기술 등에 대해선 산업환경과에서 집중해서 정책을 마련하고 있고 소재기술개발육성 등은 철강화학과에서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들을 묶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정책적 대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업들의 관심도 끌어내야 하는 과제도 남겨두고 있다.

희유금속은 총 35종, 이중 우리나라는 31종을 희유금속으로 보고 있다. 31종 중에서도 조달청이 8종, 광물공사가 8종 총 16종만을 전략적으로 비축하고 있는 상태다. 나머지는 기업들의 몫이다.

문제는 희유금속을 사용하는 국내기업들의 수급에 대한 통계자료가 명백하게 나오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지경부의 다른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희소금속 사용현황 등을 영업비밀이란 이유로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이슈가 된 리튬을 제외한 다른 희소금속에 대한 확보의 시급함을 느끼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리튬은 앞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다른 희소금속의 경우 사용이 줄고 수입 전선에 아직 문제가 없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또 어떤 희유금속이 제2의 리튬이 될 수 있을지 모르는 일인 만큼, 전체적인 희소금속 개발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요구된다.

업계 관계자는 "희소금속 중 대부분이 국내 소재산업 기반이 부족해 광물형태가 아니라 가공된 2차 소재제품 형태로 들어오고 있다"면서 "자칫 희소금속 자원개발 뿐만 아니라 소재산업에 대한 투자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최근 정부를 중심으로 희소금속에 대한 관심이 늘고 전략적 접근도 이뤄지는 만큼 향후 중국·일본과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방안들이 제시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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