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들어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자 자산운용사들이 속속 신규 펀드를 출시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해 운용사들이 속을 태우고 있다.
올 초까지만 해도 간접투자시장 위축과 자본시장법 이후 기존 펀드들의 약관변경경과 펀드 신고서 제출 의무에 따라 신규펀드가 급감했지만, 지난 6월 이후 새내기 펀드들이 대거 등장했다.
6월에는 정부의 녹색투자 촉진을 위한 지원강화에 따른 관련펀드, 7월에는 원자재펀드가 잇따라 출시되면서 상품시장은 때 아닌 풍년를 이뤘다.
하지만, 증시상승과 다양한 펀드상품 출시에도 불구하고 신규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요원해 자산운용사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1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출시된 국내주식형펀드 26개 가운데 설정액이 10억원 이상인 펀드는 8개에 불과했다. 새로 출시된 펀드의 절반에 달하는 13개 펀드는 설정액이 1억원도 안 됐다.
지난 6월 신규 출시된 국내주식형펀드 33개 가운데 11개펀드도 설정액이 1억원 미만에 그쳤다. 투자자들로 부터 철저히 외면 당한 셈이다.
시장전문가들은 최근의 증시 회복이 펀드로의 신규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박희성 에프앤가이드 펀드애널리스트는 "코스피지수가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며 일부 차익을 실현한 투자자들의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며 "최근의 증시 급등이 신규펀드의 투자를 망설이게하는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들 역시 비슷한 이유를 들어 자금유입 부진을 설명했다.
지난 6월 신규 설정된 'NH-CA1.5배레버리지인덱스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형]'펀드를 출시한 NH-CA자산운용은 출시 당일에만 설정액이 2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자신했다. 하지만, 두 달이 지난 지금도 설정액이 200억원에 못 미쳐 체면을 구겼다.
회사 관계자는 "당초 시장의 반응이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펀드 환매가 잇따르는 등 투자심리가 위축돼 새로 설정한 펀드에는 투자가 많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초 신규 펀드를 내놓은 현대자산운용 역시 계열사 및 모회사의 씨드머니를 제외할 경우 펀드별 설정액은 10억원을 넘기기가 버거운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펀드 출시가 1개월이 지났는데, 최근 주식형펀드의 환매가 많은 상황으로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미미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6월 출시된 국내주식형펀드 가운데 자금유입이 많은 펀드는 ▲'한화녹색성장증권투자신탁 1(주식)Cf 2' 200억원 ▲'한화Smart++인덱스증권투자신탁 2(주식-파생형)C 2' 148억원 ▲'한화Smart++인덱스증권투자신탁 2(주식-파생형)C 2β' 136억원 등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출시된 펀드 가운데서는 ▲'현대드림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C-s' 100억원 ▲'현대스마트인덱스알파증권자투자신탁 1[주식-파생형]종류C-s' 50억원 ▲'동부해오름인덱스알파증권투자회사[주식-파생형]Class C 3' 50억원 순으로 자금 유입이 두드러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설정액 상위를 기록하는 있는 펀드들 모두 기관 자금이 유입되는 경우로 실질적인 개인투자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당분간 자금유입은 힘들겠지만, 증시상승세가 꾸준히 이어진다면 다시 주식형펀드 설정액이 증가 추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