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가도 2년여 만에 1400원대 진입…장중 고점 1410.6원
JP모건, ‘레드 스윕’ 시 달러인덱스 5% 상승 전망하기도
“과거 경험에 따른 ‘1400원 막연한 불안감’ 가질 필요 없어” 당부도
1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주간(오후 3시 30분) 종가 기준으로 3.1원 오른 1406.6원을 기록했다. 전일에 이어 2거래일째 1400원대에서 주간 거래를 마쳤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6일 이후 이날까지 주간 종가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은 28원 올랐다. 익일 새벽 2시에 끝나는 야간 거래 종가 역시 12일까지 28.8원 급등했다. 이날 새벽 2시 야간 거래에서 원·달러 환율 상승 기조가 이어지면 그 폭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트레이드’의 연장선으로 글로벌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이날 개장가도 2022년 11월 7일(1411원) 이후 2년여 만에 1400원대에 진입했다. 장 초반 1410.6원까지 고점을 높였으나 이후에는 1410원 선을 밑돌았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JP모건은 이달 초 트럼프 후보 당선과 의회 상·하원을 모두 차지하는 ‘레드 스윕(Red Sweep)’을 할 경우 달러가 5%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12일(현지시간) 국제금융시장에서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106.02를 기록했다. 미국 대선 직전에 103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2%가량 오른 것이다. JP모건의 전망을 고려하면 추가 상승 여력이 여전히 남아있는 것이다.
또한 미국 경제지표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 CPI 발표가 예정돼 있는데 물가가 높게 나올 경우 환율 추가 상승을 더 열어야 할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지금 레벨 부담이 너무 커져 있는 만큼 쉽게 더 오르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1400원’이란 환율 수준에 대해 심리적 불안감을 내려 놓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요인에 의한 환율 상승이라며 우려될 수 있지만 지금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경제가 달러 유동성 위기를 겪을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의 경험치에 반영된 ‘1400원’이란 심리적 저항, 막연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