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가 품은 ‘제노포커스’, 유동성 확보로 글로벌 확장 ‘속도’

입력 2024-10-30 09:45 수정 2024-10-30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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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건기식·화장품 소재 공급 확대 채비…마이크로바이옴 신약 호주 임상도 임박

HLB그룹이 국내 최대 산업용 효소 및 바이오헬스케어 소재 전문 기업 제노포커스를 인수하면서 자금경색으로 어려움을 겪던 제노포커스가 사업 확장의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노포커스는 28일 공시를 통해 HLB, HLB파나진 등 HLB그룹 7개사가 25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별도의 투자자 그룹이 55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 투자에 참여해 총 800억 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난 제노포커스는 핵심사업의 글로벌 시장 확대와 신약개발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제노포커스는 2000년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반재구 박사가 창업해 2015년 코스닥에 상장된 회사다. ‘미생물 디스플레이’ 기술로 유전자를 선별하고 세포의 파쇄 없이 단백질을 발현·개량해 균주를 골라내 이를 제형화 할 수 있는 전주기 생산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반도체 기업에서 세척 등에 쓰는 과산화수소의 친환경 처리를 위한 분해효소(카탈라제)를 공급하며, 건기식이나 유제품에 쓰이는 프리바이오틱스인 갈락토올리고당 분해효소(락타아제)도 국내외 기업에 납품 중이다.

최근 제노포커스는 바이오 소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자회사 GF퍼멘텍을 통해 비타민 K2와 세라마이드 전구체 파이토스핑고신(N-Acetylphytosphingosine)의 대량 생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 비타민K2는 칼슘 합성을 촉진해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비타민 원료다.

제노포커스는 전 세계 3번째로 비타민K2 양산화에 성공했으며, 현재 글로벌 프리믹스 비타민 공급 분야 1위 기업과 중국 건강기능식품 1위 기업 등에 수출하고 있다. 특히 올해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비타민K2를 비타민C나 칼슘 등과 같이 건기식에 사용할 수 있는 식품 원료로 인정하면서 회사는 국내 유일의 비타민K2 생산 기업으로 수혜를 입게 됐다.

파이토스핑고신은 피부장벽 유지 및 회복에 도움을 주는 화장품 소재 ‘세라마이드’의 핵심 원료로, GF퍼멘텍을 포함한 2곳이 전 세계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다. 뷰티 시장의 확장과 공급계약 증가로 올해 해당 건에서만 100억 원가량의 매출 실적이 예상된다.

그간 지연되던 마이크로바이옴 분야 신약 개발은 HLB그룹 편입을 계기로 속도를 낼 전망이다. 제노포커스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미생물 유래 항산화물질 수퍼옥시드 디스무타아제(SOD)를 기반으로 한 노인성 황반변성 치료제(GF-103) 임상과 항염증 효과가 입증된 포자로 항원 단백질을 코팅해 치료 효능을 높이는 방식의 염증성장질환(IBD) 치료제(GF-203) 임상을 준비 중이다.

회사에 따르면 SOD는 신체 내 항산화 작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몸 속에 남아 지속적으로 효능을 발휘한단 장점이 있다. 제노포커스는 이를 개량한 경구용 고순도 단백질 의약품을 개발, 해당 분야 혁신신약(First-in-Class)으로 허가받는 것이 목표다. 내년 상반기 호주 임상 1상을 개시하고 환자 모집을 시작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소재 분야의 독보적 기술력을 보유한 강소기업임에도 장기간 유동성 압박으로 고전해 온 제노포커스가 HLB그룹의 투자로 본격적인 성장 여건을 확보했다”라며 “식약처 건기식 등재가 완료된 비타민K2를 비롯한 헬스케어 소재 분야 매출이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어 경영권 변동 이후 성과가 주목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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