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우군’ 트라피구라 경영진, 내달 최윤범 만난다

입력 2024-10-1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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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서 백기사 역할 관심

▲(왼쪽부터) 트라피구라의 제레미 위어 회장 겸 CEO와 리처드 홀텀 이사 겸 차기 CEO. (트라피구라 홈페이지 캡처)
▲(왼쪽부터) 트라피구라의 제레미 위어 회장 겸 CEO와 리처드 홀텀 이사 겸 차기 CEO. (트라피구라 홈페이지 캡처)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고려아연의 최윤범 회장 측 우호 세력으로 알려진 글로벌 기업 트라피구라(Trafigura)의 회장이 다음 달 방한해 최 회장을 만날 예정이다.

막강한 자본력과 영향력을 가진 트라피구라가 영풍ㆍMBK파트너스 연합과의 경영권 경쟁에서 최 회장 측의 '백기사'로 나서며 적극적으로 역할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트라피구라의 제레미 위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와 리처드 홀텀 이사 겸 차기 CEO 등 주요 인사들이 다음 달 중순 한국을 방문해 최 회장을 포함한 고려아연 경영진과 회동할 예정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트라피구라 측의 방한 일정이 내달 중순으로 확정됐다”며 “최 회장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 트라피구라는 세계 최대 원자재 거래 중개 회사 중 하나로, 지난해 매출이 2443억 달러(약 335조 원)에 달한다.

고려아연과는 원료 구매 등에서 오랜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2022년에는 2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해 현재 1.49%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시장에서는 트라피구라를 최 회장 측의 우호 지분으로 간주하고 있다. 최근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이후 한 국내 언론의 질문에 트라피구라는 “현 경영진이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고 응답해 최 회장 측에 대한 지지를 시사한 바 있다.

트라피구라는 또한 지난해 11월 고려아연의 자회사 켐코와 약 1850억 원 규모의 올인원 니켈 제련소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연간 2만~4만 톤(t)의 니켈 원료를 조달하는 장기 계약도 맺으며 최근 협력을 강화해왔다. 이는 모두 최 회장이 신사업 투자를 확대하는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한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최 회장은 제레미 위어 회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컬럼비아대 로스쿨 출신이며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보유한 최 회장은 국제 비즈니스 무대에서 자연스럽게 위어 회장과 만나 사업 논의를 진행해왔다고 전해진다.

재계에서는 이번 방한 동안 양측이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자사주 매입, 지분 교환, 주식 장내 매수 등 다양한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트라피구라가 최 회장 측의 백기사로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현재 최 회장 측은 영풍ㆍMBK파트너스 연합과 사실상 1~2% 차이의 박빙 지분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트라피구라로서는 현 경영진 교체가 고려아연과의 사업 협력에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는 변수가 될 수 있어, 경영권 방어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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