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유럽연합(EU)간의 FTA 협상이 사실상 타결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로 인해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EU FTA가 체결되면 자동차의 경우 1500cc 이상 중대형차는 3년 이내에, 1500cc 미만 소형차는 5년 이내에 관세가 완전 철폐된다.
현재, 자동차 관세는 한국은 8%, EU가 10%를 각각 적용하고 있다.
유럽 자동차 회사들의 경우 한국에 수출하는 차량이 대부분 1500㏄를 넘어 유럽산 수입차는 3년 안에 관세가 사라질 예정이다.
수입차 업체들의 경우 수입가격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8%의 관세 인하 효과를 단순 적용하면 판매가가 2억6600만원인 메르세데스-벤츠 'S 600 Long'는 약 2억4400만원이 된다.
또한 폭스바겐 페이톤 3.0 TDI의 경우도 8990만원에서 8270만원이 된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한-EU FTA가 체결되면 관세 철폐로 인해 가격 경쟁력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국내에 수입되는 수입차들은 대부분 가격이 높기 때문에 큰 판매 향상이나 점유율 상승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해 서유럽에 35만2816대(45억 달러)를 수출한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경우, 한-EU FTA 체결로 현지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대차의 유럽법인 HMMC, 기아차 유럽법인 KMS 등 현지화가 증가하고 있어 과거에 비해 효과는 다소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현대차의 서유럽 수출비중은 12%, 기아는 10.8%이며 올해에는 현대차 체코공장 가동의 영향으로 비중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투자증권 최대식 연구원은 "현대기아차의 현지화가 마무리되면서 과거에 비해 서유럽 수출 비중이 낮아져 FTA 효과는 다소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반면, 자동차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전체 보수용 부품 수출에서 서유럽(벨기에)이 차지하는 비중이 23.4%에 달하고 있어 한-EU FTA 협상이 타결되면 수혜가 예상된다.
한편, 중대형차 비중이 높은 수입차의 관세는 3년, 중소형차 비중이 높은 국내차는 5년 안에 관세가 사라질 예정이어서, 3년 안에 수입차 업체들이 국내 시장 점유율을 먼저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