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업계는 김치프리미엄을 국내 비트코인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글로벌 시장보다 가격이 비싸게 형성되는 현상으로 이해하고 있다. 한국인만 사용할 수 있는 국내 거래소 특성상 자유로운 차익거래가 불가능해 가격 괴리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역프리미엄 현상이 개인 투자자와 알트코인 중심의 국내 가상자산 투자 시장의 특성에서 기인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정된 자금이 알트코인에 묶이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포함한 메이저 알트코인에 투자할 여력이 감소하며 전반적인 거래량 감소 및 역프리미엄 현상을 일으켰다는 분석이다.
조진석 한국디지털에셋(KODA)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위험도가 너무 높은 알트코인과 김치코인에 집중돼 있다”면서 “개인의 한정된 자금이 알트코인과 김치코인에 집중되고, 가격 하락으로 여기에 묶인 자금이 많아지면서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비트코인 등에 투자할 여력이 없어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글로벌 1위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경우 이날 오후 2시 코인게코 기준 비트코인/퍼스트디지털유에스달러(FDUSD) 페어와 비트코인/테더(USDT) 페어가 각각 전체 거래량의 약 14.94%와 13.37%를 차지하고 있다. 이더리움 페어도 각각 7.51%와 5.82%를 차지하면서, 대장주인 두 가상자산의 거래량이 전체의 40% 가까이를 차지한다. 미국 기관 투자자들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코인베이스의 경우 비트코인/달러(USD) 페어가 35% 이상을 차지한다.
반면, 국내 1위 거래소 업비트의 경우 비트코인 원화 페어가 16.11%를 차지하고 있고, 이더리움은 상위 7개 페어에도 들지 못했다. 빗썸은 비트코인 원화 페어가 22.95%로 업비트보다 높지만, 역시 이더리움 거래는 저조한 상황이다.
조 COO는 특히 국내에서만 주로 거래되는 ‘김치코인’에 몰렸던 자금이 이 같은 현상을 심화했다고 봤다.
일례로 이날 빗썸에서 138억 원의 거래량을 나타내고 있는 지티엑스(ZTX)의 경우 글로벌 거래량의 86% 이상이 빗썸에서 발생했다. 특히 ZTX의 현재 유통량(약 38억2500만 개)의 25%에 가까운 9억7000만 개(약 95억 원)이 빗썸에서 유통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비트(약 554억 원)와 빗썸(약 108억 원)을 합쳐 총 662억 원의 거래량을 나타내고 있는 스택스(STX)의 경우에도 글로벌 거래의 약 40%가 업비트에서, 약 7%가 빗썸에서 이뤄지며 절반 가까이 국내에서 거래되는 중이다.
이들 코인은 고점 대비 하락률이 비트코인을 포함한 메이저 코인보다 높다. 스택스는 지난달 1800원대에서 최근 2000원 중반대까지 상승했지만, 올해 4월 달성했던 최고점 5200원 대비로는 절반 수준의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티엑스의 현재 가격은 3월 고점 가격의 1/4 수준이다.
조 COO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해외의 경우 분석을 통해 안정적인 코인에 투자하려는 기관의 영향력이 강해 시장이 견고하지만, 국내는 큰 변동성을 선호하는 순수 개인 투자자로 이뤄져 있어 오히려 투자자 피해도 커지는 상황”이라면서 “단순히 유동성 문제를 떠나, 건전한 시장을 위해서라도 법인과 기관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