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경기부양책에 中 증시 단기간 급등 영향
‘급등→급락’ 변동성 커진 中 증시…경기부양책 ‘한계론’도 등장
중국 증시가 냉·온탕을 오가면서 중국 펀드가 중학개미(중화권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 투심을 붙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국 펀드는 연초 이후 32.34% 상승했다. 같은 기간 중화권 펀드도 26.73% 올랐다. 북미(23.42%)와 인도(21.42%), 베트남(16.33%), 일본(14.56%) 펀드 등의 수익률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중국 정부가 국경절(1~7일)을 전후로 강력한 경기 부양 조치를 내놓으면서 중국 증시가 거센 상승세를 탄 게 원인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국경절 직전인 지난달 말 지급준비율 인하와 유동성 1조 위안(약 190조 원) 공급, 정책금리 인하 등의 방안을 발표했다. 국경절 직후인 8일에는 2000억 위안(약 38조 원) 규모의 추가 재정 투입 방침도 발표하면서 중국 증시 상승에 불을 지폈다. 실제 상하이 종합지수는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8일까지 22% 가까이 올랐다.
그러나 중화권 증시는 상승세가 얼마 지나지 않아 급락세를 겪었다. 9일 상하이 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62%, 선전종합지수는 8.15% 하락 마감했다. 당시 홍콩 증시는 10% 가까이 폭락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하루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수준이란 의견이 많아지면서 실망감이 증시에 반영된 셈이다.
증권가에서도 중국 정부의 경제 개입이 일시적인 효과일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중국 실물경기가 아직 반등하지 못한 데다가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중국 증시의 변동성을 키울 것이란 분석이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적극적인 부양 정책 이벤트는 금융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나 단기 과열권 진입에 따라서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며 “추격 매수보다는 추가적인 정부 부양정책과 11월 미국 대선 결과의 향방을 지켜보면서 신중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중학개미도 투자에 적극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펀드 설정액은 증시 급등에도 불구하고 이날 6조384억 원으로 집계돼 올해 중 가장 낮은 설정액을 기록했다. 북미나 인도, 일본 펀드에 자금이 몰리는 것과 대조적이다.
중국 정부가 5% 경제 성장 달성에 민감하게 반응 중이지만, 중국 경제 전망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이 많은 점도 리스크다. 최근 세계은행(WB)은 내년 중국 경제성장률이 4.3%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4.8%)보다도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