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29주째 계속되는 가운데 경기지역에서도 아파트 신고가 거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 폭이 한풀 꺾인 건 분명하지만, 여전히 핵심지 중심으로 수요가 이어지고 매도 호가(집주인이 팔기 위해 부르는 값) 상승세도 계속돼 실거래가 곧 신고가로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용인시 수지구 ‘수지스카이뷰 푸르지오’ 전용면적 84㎡형은 지난 6일 8억2500만 원에 팔렸다. 이는 지난해 11월 기록한 신고가 대비 2500만 원 오른 수준이다.
또 하남시 감이동 ‘감일스타힐스’ 전용 84㎡형은 5일 이전 신고가 대비 1500만 원 오른 10억9500만 원에 거래됐다. 직전 신고가는 7월 6일 거래된 것으로 약 3달 만에 신고가를 갈아 치운 셈이다. 하남시에선 학암동 ‘위례숲우미린’ 역시 전용 102㎡형이 12억7000만 원에 손바뀜돼 직전 신고가 11억 원보다 1억1700만 원 오르는 등 강세를 보였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여전한 가운데 경기지역에선 최근 들어 서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 수준의 초고가 거래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준서울로 분류되는 판교와 과천은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고스란히 반영되면서 신고가가 쏟아지는 상황이다.
지난 7월에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 푸르지오 그랑블’ 전용면적 139㎡형이 39억7000만 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다시 썼다. 이 단지 같은 평형은 8월에도 최고 39억5000만 원에 팔리면서 실거래가 고공행진을 이어갔고, 이날 기준 매도 호가는 최고 40억 원에 형성되는 등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또 과천시에선 ‘과천 위버필드’ 전용 99㎡형이 지난달 12일 23억7000만 원에 거래되면서 2월 신고가 23억2000만 원보다 5000만 원 오른 금액에 손바뀜됐다. 같은 평형의 매도 호가는 이날 기준으로 신고가보다 8000만 원 비싼 24억5000만 원에 달한다.
이렇듯 경기지역에선 신고가 경신 사례가 이달까지 꾸준한 이어지고 있다. 이는 경기지역 내 아파트 거래량은 최고점을 기록한 7월에 비하면 소폭 줄었지만, 선호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끊이지 않으면서 한껏 오른 매도 호가가 곧 실거래가로 이어지는 상황이 지속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경기부동산포털 통계에 따르면 9월 아파트 거래량은 6280건으로 나타났다. 신고기한(계약 후 30일)을 고려하면 최종적으로 1만2000건 수준의 거래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9월 거래량 전망치는 연내 최고치를 기록한 7월 1만4969건에는 못 미치지만 8월 1만2764건과 비슷한 수준으로 연간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거래량 상위권에 속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올해 경기지역 내 고가 아파트 손바뀜이 2023년의 2배에 달한다는 집계도 나왔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투데이가 1~8월 국토부 실거래가 통계를 분석한 결과 경기지역 아파트 중 실거래가 ‘15억 원 이상’ 거래량은 151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45건 대비 2배 이상(약 103%)으로 나타났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과천 등 경기지역 내 인기 지역들은 결국 수요가 따라붙는다. 실수요자들은 매수를 안 할 수 없는 상황으로 호가가 곧 신고가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며 “거래량이 줄었고 집값 단기 급등에 대한 시장 피로감도 있지만, 수도권 핵심지는 한, 두 건의 거래가 신고가로 이어지는 상황이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