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화장품 수출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데다, 최근 중국 경기 부양책까지 겹치면서 부진한 시장 속 모멘텀으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일부 종목은 외국인 보유율이 최고치에 달하면서 반도체의 수급이 화장품으로 옮겨갈지도 관전 포인트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9월 화장품 수출은 전년 대비 12.2% 늘어 9억2600만 달러를 기록해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앞서 화장품 수출은 지난 2월부터 꾸준히 증가하다 5월엔 전년 대비 26% 늘어난 8억79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찍은 바 있다. 6월엔 7억8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5.9% 늘었지만 절대 금액은 전월 대비 크게 줄었다. 이후 재차 상승하며 9월에 다시 한번 5월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화장품 관련주 중 미국을 비롯한 170개 국가에 300여 개 브랜드를 유통하는 실리콘투의 경우 2월 8000원대에서 움직였으나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6월 19일 장중 5만420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물론 6월 화장품 수출 데이터가 나온 7월 1일 8% 가까이 빠진 이후부터는 4만 원대에서 횡보하는 중이나 이번 역대 최고치 수출 기록으로 상승 모멘텀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평가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10월 아마존 프라임데이, 11월 블랙프라이데이 등 관련 물량이 본격적으로 화장품 수출 데이터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추가로 하반기에는 실리콘투의 비미국 지역의 양호한 성과가 부각될 것이기 때문에 주가 조정을 매수 기회로 활용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지난달 24일 중국 정부가 발표한 대규모 경기 부양책도 화장품 주에는 호재다. 한때 중국 관련 화장품 회사들은 경기 둔화로 인한 부침을 겪어 인력·사업 조정 등을 진행했지만, 이번 부양책으로 경기 개선 효과가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최근 반도체 종목에선 외국인이 빠져나가고 있지만, 오히려 화장품 주에선 늘어나는 추세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외국인 보유율은 지난달 초 29.83%에서 2일 기준 31.99%로 2.16% 올라 3년 만에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한국콜마의 외국인 보유율도 지난달 초 32.75%에서 34.74%로 올랐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 부양 의지는 국내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중국향 수출주 중심으로 위험 선호 심리가 높아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